제1회 세계 기술경영자 포럼(Global Technology Leaders Forum)이 한국경제신문사와 과학기술부 공동주최로 6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막을 올린다. '글로벌 경제시대의 과학기술의 도전과 기회'란 주제로 8일까지 열리는 이번 행사에는 미래학자로 널리 알려진 미국 MIT의 레스터 서로 교수, 삼성전자 윤종용 부회장 등 2백여명이 참석한다. 해외에서는 미국 마이크로소프트(MS)의 산자이 미르찬다니 아ㆍ태지역 사장을 비롯 한스 페터 클레이 SAP 아ㆍ태지역 사장, 리처드 애덤스 바텔 수석 부사장, 페르난도 벤베뉴 P&G CTO, 토머스 사포나스 에질런트 테크놀로지 CTO 등 세계적인 기업의 기술 책임자들과 바누 제나 미국 웨인주립대 석좌 교수, 예크하르트 살예 케임브리지대 클레어홀 칼리지 총장 등 석학이 참석한다. 국내에서는 윤종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이용태 삼보컴퓨터 명예회장, 임관 삼성종합기술원 회장, 이희국 LG전자 기술원 원장 등 간판 테크노 최고경영자(CEO) 및 최고기술책임자(CTO)와 최영환 한국과학문화재단 이사장, 박성주 한국과학기술원(KAIST) 테크노경영대학원장 등 과학 기술계 인사들이 참석한다. 이번 행사의 가장 두드러진 특징으로는 변화와 스피드가 키워드인 21세기에 들어서면서 새롭게 부상하고 있는 테크노 파워(Techno Power)들의 모임이란 점을 우선 꼽을 수 있다. 글로벌 경쟁체제를 맞아 지구촌에는 기술에다 경영능력까지 갖춘 기술경영 시대가 열리고 있다. 최근엔 세계경제의 부진, 신뢰상실에 따른 기업가치 하락 등으로 인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혁신(Innovation)가치로 무장한 테크노 CEO들이 주목을 받고 있다. 기업 환경도 급변하고 있다. 기술분야에서도 연구개발(R&D)을 뛰어넘어 비즈니스까지 추가된 R&BD로 확대되고 있다. 기술과 시장을 접목시켜 고객 가치혁신을 주도하는 이른바 '4세대 R&D'가 부상하기 시작한 것이다. 이로 인해 앞으로는 뛰어난 기술을 갖고 있더라도 이를 시장과 연결시키지 못하는 기업은 살아남을 수 없게 됐다. 기술과 경영능력을 두루 갖춘 젊은 테크노 CEO와 신지식으로 무장한 테크노 출신들이 뜨고 있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이번 세계 기술경영자 포럼에 참석하는 국내외 인사들의 주제발표와 토론을 통해 이 같은 메가 트렌드를 직접 확인할 수 있게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우선 '글로벌 경제시대의 과학기술의 도전과 기회'란 주제로 기술혁신을 위한 기술경영자의 역할, 기업의 기술혁신 사례 분석, 미래 신기술 전망 등을 다룬다. 특히 테크노 파워집단의 역할을 놓고 집중적인 토론이 열릴 예정이다. 기술 경영(Technology Management)의 성공을 위한 메시지를 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테크노 파워가 기업경영의 변수가 된 것이 어제 오늘의 일은 물론 아니다. 제너럴 일렉트릭(GE)의 잭 웰치 전 회장, 마이크로소프트의 빌 게이츠 회장, 시스코 시스템즈의 존 챔버스 회장, 인텔의 크레이그 배럿 사장, BMW의 헬무트 판케 회장, 닛산의 카롤로스 곤 사장 등은 기술경영으로 세계적인 기업을 일궈냈다. 미국 럿거스대에서 세라믹을 전공한 로저 애커맨 코닝 회장은 R&D비를 대폭 늘려 세라믹 그릇을 만들던 회사를 광케이블, 광섬유, 액정표시장치(LCD)용 첨단기판유리 등을 생산하는 첨단회사로 거듭나게 했다. 중국 출신으로 세계적인 소프트웨어기업을 일군 컴퓨터어소시에이츠의 찰스 왕 전 회장은 '성공적인 비즈니스를 위해서는 최적의 기술이 필수이며 전략적인 사업과 기술을 하나로 결합시켜야 한다'는 경영철학을 고집했다. 노키아의 요르마 올릴라 회장은 기술과 규제가 급변하는 통신사업의 동향을 미리 예측, 목재회사였던 노키아를 첨단정보통신기업으로 개조, 취임 4년만에 10배의 순익을 올렸다. 국내에서도 마찬가지다. 실적이 우수한 기업들은 하나같이 테크노 CEO들을 중용하고 있다. 삼성 LG 현대자동차 등은 엔지니어 출신의 테크노 CEO를 핵심 포스트에 발탁하고 있다. 윤종용 삼성전자 부회장, 조정남 SK텔레콤 부회장, 김동진 현대자동차 부회장, 손욱 삼성종합기술원장, 강창오 포스코 사장, 민계식 현대중공업 사장, 백우현 LG전자 사장 등이 그 대표적인 사례다. 삼성그룹 이건희 회장은 "한 명의 천재가 수만명을 먹여살릴 수 있다"고 늘 강조한다. 이 한 명이 바로 테크노 CEO나 천재 과학자라는게 그룹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세계 기술경영자 포럼을 주관한 과학기술정책연구원(STEPI)의 최영락 원장은 "테크노 파워가 세계 경제를 주도하는 새로운 시대가 다가옴을 실감하고 있다"며 "한국이 동북아 경제중심의 국가가 되기 위해서는 테크노 CEO와 CTO를 보다 많이 배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문권 기자 m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