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비자금' 사건을 수사중인 대검 중수부(안대희 검사장)는 3일 손길승 SK그룹 회장을 상대로 정치권에 100억원 이상의 대가성 있는 로비자금을 제공했는 지 여부 및 경위 등에 대해 이틀째 조사를 벌이고 있다. 문효남 대검 수사기획관은 이날 "어젯밤까진 손 회장이 `부외자금'을 조성한 혐의에 대한 조사가 이뤄졌고, 오늘 아침부터는 정치권의 비자금 제공 여부에 대한 본격 조사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검찰은 손 회장을 상대로 구 여권의 현역 중진의원 1명과 고위직을 지낸 전직의원 1명에게 20억원씩을 건네는 등 2000년 총선과 작년말 대선때 여야 정치인 5∼6명에게 각각 20억∼30억원씩 비자금을 전달했다는 혐의에 대해 집중 추궁하고 있다. 손 회장은 SK해운을 통해 조성한 비자금을 정치권에 전달한 사실에 대해서는 대체로 시인하면서도 "그 돈은 기업들이 정치권에 관행적으로 제공해온 대가성없는 정치자금"이라며 관련 혐의를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그러나 SK측이 정치권에 건넨 돈에는 포괄적 청탁의 의미가 담긴 것으로보고 정치권에 유입된 SK비자금의 정확한 규모와 함께 대가성을 규명하는데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검찰은 이날 오후 늦게까지 손 회장에 대한 강도높은 조사를 벌인 뒤 구속영장청구 여부를 최종 결론지을 방침이다. (서울=연합뉴스) 고웅석 기자 freemo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