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사망자 네 명 가운데 한 명은 암으로 목숨을 잃는 등 의료 기술 발달에도 불구, 암으로 인한 사망률이 계속 늘고 있다. 또 자살이 지난 10년새 두배로 급증, 사망 원인 7위로 올라섰고 당뇨와 만성 호흡기 질환으로 인한 사망자도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25일 통계청이 발표한 '2002년 사망 원인 통계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연간 사망자는 모두 24만7천명으로 하루 평균 6백76.7명이 사망했다. 이중 가장 많은 6만3천명(25.6%)이 암으로 사망해 하루 평균 1백73명 꼴을 기록했다. 인구 10만명당 사망자 수를 나타내는 '사망률'로 환산하면 지난해 암으로 목숨을 잃은 사람이 1백30.7명으로 10년 전인 1992년의 1백10.7명보다 20명, 2001년의 1백23.5명보다는 7.2명이 각각 증가했다. 암 중에서는 폐암(10만명당 26.2명)이 가장 많았고 위암(24.5명) 간암(23.1명) 대장암(10.6명)의 순으로 뒤를 이었다. 특히 폐암과 대장암 사망자 수는 10년 전에 비해 두 배 가량 증가, 대기오염과 흡연 등으로 인한 폐해가 심각한 수준임을 보여줬다고 통계청은 풀이했다. 반면 건강에 대한 관심 증대와 첨단 의학기술의 발달로 위암 간암 자궁암 등 조기 진단이 가능한 암으로 인한 사망률은 조금씩 줄었다. 이춘석 통계청 인구분석과장은 "바쁜 생활과 스트레스, 육식 위주의 불규칙한 식사 등으로 인한 당뇨병 사망자와 공기오염으로 인한 폐질환 사망자가 늘어나는 등 한국인의 사인(死因)이 점차 선진국화돼 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밖에 가장 크게 늘어난 사인은 자살로 92년 10만명당 9.7명에서 지난해에는 19.13명으로 2배 가량 늘었고 순위도 92년 10위에서 7위로 높아졌다. 자살로 인한 사망률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중 헝가리(27.4명) 핀란드(21.2명) 일본(19.9명)에 이어 4위를 기록했다. 성별 사망률에서는 남성이 여성의 1.2배로 여전히 높았다. 특히 40대 남성의 사망률은 여성사망률의 3배에 달했다. 40대 남성의 경우 암으로 인한 사망률(93.8명)은 여성(54.0명)의 두 배 정도로 높았으며, 간질환으로 인한 사망률은 9배나 됐다. 김동윤 기자 oasis9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