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수출국기구(OPEC)가 석유생산규모를 하루 90만배럴씩 줄이기로 결정함에 따라 유가가 큰 폭으로 뛰고 주가는 급락세를 면치 못했다고 한다. 가뜩이나 경제가 좋지 못한 와중에 원화절상 압력까지 받고 있는데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유가마저 솟구치니 이만저만 걱정이 아니다. OPEC의 석유공급조절은 연말에도 추가로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 이번 결의로 유가(브렌트유 기준)가 하루만에 배럴당 1.23달러 뛴 26.75달러까지 치솟았는데 앞으로 또 얼마나 상승할지 불안하기 짝이 없다. 이런 현상이 수요가 증가하는 겨울철을 앞두고 벌어지고 있는데다 석유를 전량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는 점을 생각하면 더욱 그렇다. 우리나라는 지금 중국 일본과 함께 미국의 통화절상압력 때문에 홍역을 치르고 있다. 달러당 1천1백70원대를 유지했던 원화의 대 달러 환율이 1천1백50원대까지 하락해 국제경쟁력에 심각한 타격이 우려되면서 기업들은 거래통화 다양화,수출지역 다변화,해외조달 확대 등 대응방법을 강구하느라 비상이 걸린 상태다. 그렇지 않아도 우리나라는 국민소득 수준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임금과 고질적 노사분규 때문에 경쟁력을 점차 상실해가고 있는 형편이다. 서울에서 열린 허브코리아 포럼과 워싱턴에서 열린 한·미재계회의에서 "노사관계가 개선되지 않으면 한국에 투자하지 않겠다"는 이야기가 공공연히 나온 사실이 국가경쟁력의 현주소를 단적으로 나타내준다. 이같은 현실을 반영,국내경제는 최악의 상태를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상반기 실질국민소득(GNI)은 4년반만에 처음으로 감소세를 기록했고 올해 전체 성장률도 외환위기 이후 최저 수준인 2%대에 머물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내년 성장률 역시 4%대 초반에 그쳐 잠재성장률을 훨씬 밑돌 것이란 우려가 높다. 누누이 강조해왔지만 이같은 상황을 탈피하고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선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보다 더 나은 대책이 없다. 환율 유가 등 국제적 요인으로 움직이는 것은 어쩔 수 없다 하더라도 기업 활동을 가로막는 각종 국내 장애물을 적극 제거해 투자 활성화를 유도해나가야 한다. 노무현 대통령이 "해고의 어려움 때문에 기업경쟁력이 약화되는 일은 막겠다"고 밝혔듯 세계적으로 악명높은 노사관행도 하루빨리 타파해 나가야 한다. 아울러 각 경제주체들 역시 위기에 처한 나라 현실을 직시하고 사회혼란 수습 및 경제회복에 함께 힘을 모아 나가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