샐러리맨이라면 누구나 한번쯤 최고경영자(CEO)를 꿈꾼다. 그러면서도 많은 사람들이 창업 후 실패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또는 자금이 없어,용기가 없어 꿈을 포기하곤 한다. 여성의 경우 최고경영자의 문턱은 남성보다 상대적으로 높다. 다시 일어나기 힘든 두 번의 고배를 연거푸 마시고 보란 듯이 재기에 성공한 여성 CEO가 바로 ㈜인성내츄럴(www.isn21.com)의 손인춘 대표다. 인성내츄럴은 한방 건강식품과 기능성 한방화장품 비누 등을 개발해 판매하고 수출까지 하는 유망 중소기업이다. 손 대표는 6년간의 여군행정학교 교관을 마치고 28세에 뛰어든 첫 사업체 '한국플라워'가 사기를 당해 남에게 넘어간 후 두 번째 비누회사도 남편이 돌린 어음으로 부도를 맞는 '최악의 상황'까지 몰렸었다. 하지만 87년 기능성 한방비누 '코리아비바'를 설립해 사업에 재입문,매년 40∼50%의 초고속 성장을 거듭하고 있는 현재의 인성내츄럴로 키워내며 보란 듯이 다시 일어섰다. 인성내츄럴은 일반인에게는 크게 알려지지 않았지만 2001년 3월 까다롭기로 소문난 미국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8종의 건강보조식품을 승인받아 주위를 깜짝 놀라게 한 업체다. 한의사였던 부친의 후원을 얻어 사업을 시작했기 때문에 이 회사의 모든 제품은 한의학의 기본원리에 따라 생산된다. 한방이라면 으레 건강과 보양을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보니 이 회사의 기능성 식품 헬스모-F와 한방 녹두화장품,녹두팩 같은 제품들은 별다른 광고 없이도 20∼40대 여성들에게 사랑받고 있다. "거래처 사람들이 여성인 것을 알고 계약하기를 꺼려하거나 한 수 아래로 볼 때면 속상하죠.법이나 규정상으로는 평등이 이루어진 것처럼 보이나 '실제 상황'은 그렇지 않기 때문에 여성이 창업해서 성공하는 것이 쉽지 않아요"라고 말하는 그녀는 반드시 성공하겠다는 도전과 결심이 섰다면 최소 2∼3년간은 고생한다는 각오로 매달려야 한다고 충고한다. 불과 3∼4년 전까지 영업전선을 누빈 손 대표는 "영업활동에 적극적일 수 있었던 것은 수년간에 걸쳐 이룩한 제품에 대한 자신감 때문"이라고 말한다. 이는 단순히 고객의 욕구만을 충족시키지 않고 이른바 '+α(플러스 알파)'를 추구하는 손 대표의 경영철학에서 기인한다. 손 대표는 27일 출범하는 '21세기 여성 CEO 연합' 부회장에 추대됐다. 재정경제부에 법인 등록을 마친 여성 CEO들의 모임인 21세기 여성 CEO 연합은 국내 최초로 결성되는 여성 CEO들만의 법인단체다. 현재 여성경제인협회가 활동하고 있지만 CEO들만이 아니라 모든 여성 경제인들의 모임이라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남성 CEO들이 많은 우리 사회에서 여성 CEO들끼리 커뮤니티 내에서 공감하는 점이나 도움을 얻는 점이 있느냐고 묻자 손 대표는 "CEO가 되면 남녀 구분이 없다"며 "같은 CEO로서 어려운 점을 공유하고 서로 돕는다"고 한 방 먹인다. 그녀는 최근 자서전 '세상을 뒤집는 리더쉽'을 홍보하는 데 열중이다. 이 책의 판매 인세 중 일부를 약물 중독에 빠진 중·고생들을 돕는 데 쓰기로 했기 때문. 20세기 초 선구적 비즈니스 우먼이었던 엘리자베스 아덴처럼,21세기에 적극적이고 창의적으로 삶을 개척해 가는 여성상이 바로 손인춘 대표다. 밤낮이 따로 없고 전국의 땅 덩어리가 좁다며 누비고 다니는 손 대표가 조만간 뭔가 큰 일을 낼 것 같다. (02)563-85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