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상주에서 발생한 호송버스 도주 사건은 피의자 호송과 검문검색 및 연고지 수사에 이르기까지 경찰 치안망 곳곳에 '구멍'이 뚫려있음을 드러내 재발방지를 위한 대책마련 및 관련자 문책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절도 피의자 강모씨(23)가 호송버스에서 도주한 것은 지난 18일 오전 11시 30분께. 강씨는 상주시 냉림동 후천교 부근에서 신호대기중이던 버스에서 창문을 통해 탈출한뒤 애인 김모(22.여.유아원보육교사)씨가 몰고온 다이너스티 승용차를 타고 달아났다. 경찰은 통상 철조망이 설치된 12인승이나 25인승 호송버스를 이용, 피의자들을 호송했으나 이날은 호송할 피의사 수가 강씨를 포함해 31명으로 지나치게 많다는 이유로 철조망을 떼어낸 일반 진압용 버스를 이용했다. 이어 강씨 등은 도주 현장에서 1.5㎞ 가량 떨어진 냉림동 한 단골 모텔 주차장에 차를 버린 뒤 50m를 걸어 평소 자주 가던 미용실에 들어가 오후 3시께까지 은신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강씨 등이 버리고 간 차량을 같은날 오후 2시 15분께 발견, 범인이 불과 50여m 떨어진 곳에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상주 외곽지 차단에만 치중하는 바람에 검거에 실패했다. 특히 이들 모텔과 미용실은 평소 강씨가 자주 가던 곳이어서 연고지 수사에 문제가 있었다는 비판을 사고 있다. 실제로 강씨 등은 상주시내를 활보하며 평소 알고지내던 선배 황모(25.회사원.냉림동)씨를 만나 길거리에서 술까지 함께 하고 또다른 선배인 김모(25.무직.상주 서성동)씨의 집으로 가 숙식도 해결할 수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어 강씨와 김씨는 다음날인 19일 오후 11시 50분께 황씨와 함께 선배 김씨 소유의 다마스 승합차에 탑승한 뒤 `특별 검문검색'이 이뤄지고 있던 국도를 버젓이 빠져나와 경찰의 검문검색에도 큰 허점이 있었음을 드러냈다. 이 과정에서 강씨와 김씨는 각각 마대자루에 들어가 짐으로 위장, 검문중이던 경찰관들의 눈을 피할 수 있었다. 당시 경찰은 상주시내에서 외지로 빠져나가는 국도와 지방도 등 모두 19개소에 검문소를 설치하고 검문소 당 3~4명의 경찰관들을 배치한 것으로 알려져 검문검색도 형식에 그쳤던게 아니냐는 지적을 사고 있다. 이에 앞서 애인 김씨는 유치장에서 강씨가 이날 호송버스에서 탈출할 경우 강씨를 태우고 달아나기로 사전에 공모, 강씨 소유의 승용차를 몰고 호송버스를 뒤따라 간 것으로 드러나 유치장 관리 역시 허술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김씨 등 선배들도 강씨와 김씨를 구미로 빼돌린 뒤 경찰 수사에 혼선을 주기 위해 김씨의 핸드폰을 들고다니며 상주시내에서 6-7차례에 걸쳐 휴대폰 전원을 껐다켰다해 위치추적을 피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경찰관계자는 "도주 사건 발생 직후 범인들이 상주시내를 벗어날 것으로 보고 외곽지 검문검색에 치중했고 강씨와 김씨가 상주를 벗어날 때도 체구가 외소해 짐으로 위장한 것을 알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상주=연합뉴스) 이덕기 기자 duck@yonhap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