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17일 사담 후세인 전 이라크대통령이 `9.11 테러'에 관여했다는 증거가 없다고 밝혔다. 부시 대통령은 의원들과 새로운 에너지 관련법에 대한 논의를 시작하면서 "후세인이 알-카에다와 관련이 있다는 사실에는 의문의 여지가 없다. 그러나 우리는 후세인이 9.11 테러에 관여했다는 증거는 갖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부시 대통령의 이 같은 발언은 전날 도널드 럼즈펠드 국방장관이 후세인의 9.11테러 관련성을 부인한 데 이어 나온 것이다. 럼즈펠드 장관은 "후세인이 9.11 테러에 관여했다는 증거를 발견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미국 지도부의 이런 입장 표명에도 불구하고 최근 워싱턴 포스트 여론조사에 따르면 미국인 70%는 후세인이 개인적으로 9.11 테러에 관여했다고 믿고 있는 것으로나타났다. 미국 정부는 후세인 정권이 2001년 9월 뉴욕과 워싱턴에서 대규모 테러를 자행한 국제 테러 조직 알-카에다와 밀접한 연계를 갖고 있다고 주장해왔다. 딕 체니 부통령은 이라크를 안정화하고 민주화하는 데 성공하면 "오랫동안 우리를 공격해온 테러리스트들의 지리적 근거지에 대한 심대한 타격이 될 것이며 특히 9.11 테러를 자행한 세력이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말했다. 콘돌리자 라이스 백악관국가안보보좌관은 전날 ABC 방송 `나이트 라인'에 나와부시 대통령이 후세인에 대해 전쟁을 일으킨 것은 "후세인이 9.11 테러의 온상지에서 테러 위협을 가하고 있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워싱턴 AP=연합뉴스) songb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