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연휴 이후 증시에 "틈새장세"가 전개되고 있다. 올 3월 중순 이후 랠리에서 소외돼 왔던 종목들이 조정장세가 이어지면서 신고가를 기록하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는 것.저성장 주이지만 경기에 상관없이 꾸준한 이익을 내는 한국전력 등 유틸리티(전기가스) 주식과 고배당주들이 대표적인 경우다. 조정장세가 지속되는 동안 이같은 "틈새장세"는 지속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럴때 일수록 자신의 성향에 맞는 투자 원칙을 세워야 할 것이라고 조언하고 있다. 연말까지 10% 내외에 안정적인 수익에 만족하는 투자자는 고배당주 등에 지금이라도 올라타야 하지만 강세장이 아직 꺾이지 않았다고 판단하는 투자자는 이번 조정 과정에서 수출관련IT(정보기술)주 등을 저점매수할 기회를 찾아야한다는 얘기다. ◆랠리 소외주의 '강세' 종합주가지수가 8포인트 이상 하락한 18일 시가총액 상위 10개 종목 중 주가가 오른 종목은 한국전력과 KT 2종목뿐이다. 특히 대표적인 소외주로 꼽혔던 한국전력은 1백20만주가 넘는 외국인 순매수가 몰리며 이틀 연속 3%가 넘는 강세를 보였다. 주가는 장중 2만1천3백원까지 오르며 52주 신고가를 갈아치우기도 했다. 삼천리 경동가스 등 도시가스업체 주가도 이날 신고가를 기록했다. 독과점 LPG가스업체인 LG가스와 SK가스는 신고가 대열에 동참하며 8월 이후 고개를 들고 있는 주가 차트가 꺾이지 않고 있다. 전기가스업종을 제외하고 이날 시가총액 상위 30개 종목 중 주가가 오른 종목은 KT&G S-Oil LG 등이었다. 공교롭게도 모두 고배당주이지만 이번 랠리에서 별 시세를 내지 못했던 종목들이다. 화인케미칼 신무림제지 한솔제지 한진중공업 등의 중소형 고배당주들도 이날 많이 올랐다. ◆투자원칙이 중요 소외받던 종목들이 최근 조정기를 틈타 반등에 나선다고 해서 향후 주도주로 부각돼 지수 전체를 끌고 가는데는 한계가 있을 것이란 점에 대다수 전문가들은 동의하고 있다. 최근 이들 종목의 주가 상승은 무엇보다도 그동안 랠리 소외로 저가 메리트가 부각된데 따른 '가격 메우기' 성격이 짙기 때문이다. 이에따라 투자자들은 지금쯤 자신의 성향에 따른 원칙을 확립해야 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권하고 있다. 동원투신운용 이채원 자문운용실장은 "향후 주가가 900선까지 상승한다고 가정해도 현재 지수보다 20%가량 더 오르는 셈"이라며 "이런 관점에서 '안전선호' 투자자들은 지금부터라도 고배당주 위주로 포트폴리오를 짜 연말까지 10% 내외의 수익을 거두는게 합리적인 전략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대신증권 김우재 연구원도 "3분기까지 시세차익을 위주로 한 투자가 좋았다면 4분기부터는 자사주 매입이나 배당을 고려한 투자전략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신도리코 대덕전자 롯데제과 태평양 등 현금성 자산이 많아 자사주 매입 여지가 높은 기업과 대한전선 동국제강 신무림제지 KT&G 등 고배당주를 투자대안으로 제시했다. KTB자산운용 장인환 사장은 "고수익을 원하는 투자자들은 조정 기간 중에 삼성전자 LG전자 삼성SDI 현대모비스 등 이번 랠리의 주도주에 대한 저점 매수 시점을 선택하는 것도 검토해볼 만하다"고 밝혔다. 그는 "미국의 IT경기가 회복세로 접어들었고 삼성전자 등 국내 대표 기업들의 실적과 한국의 GDP(국내총생산) 성장률 등이 올해보다는 내년에 더 좋을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에서 이번 강세장은 여전히 진행 중인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이상열 기자 mustaf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