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15일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2003 세계유도선수권대회에 출전했던 한국 남녀 대표팀이 1년 앞으로 다가온 아테네올림픽을겨냥해 새출발한다. 3개의 금메달 사냥으로 한국 유도의 자존심을 살린 남자는 상승세를 이어 2000시드니올림픽의 `노골드' 악몽에서 벗어나야 하고 `노메달' 수모 속에 역대 최악의성적을 기록한 여자는 심기일전해 달라진 모습을 보여줘야 하는 과제가 남아 있다. 우선 3년 전 시드니올림픽 직후 단행된 대대적인 대표팀 코칭스태프 개편때 나란히 지휘봉을 잡은 권성세(46) 남자 감독과 김도준(45) 여자 감독이 이번 대회에서받은 성적표는 크게 달랐다. 권 감독은 황희태(마사회.90㎏급)와 이원희(용인대.마사회 입단.73㎏급), 최민호(창원경륜공단.60㎏급)가 시원한 한판 행진으로 금빛 메치기에 성공해 `A+' 학점을 받았다. 반면 김 감독은 여자 선수들이 단 1개의 메달을 건지지 못한 채 63㎏급의 이복희(인천동구청)만 5위권에 입상하면서 아테네올림픽으로 가는 직행 티켓 한장을 얻어 낙제점을 겨우 면했다. 이번 대회만 볼때 남자는 메달 전망이 밝아진 반면 여자는 먹구름이 드리웠지만두 감독 모두 진정한 평가를 1년 뒤 아테네올림픽으로 미뤘다. 역대 최고의 `드림팀'이라는 권 감독의 자평처럼 남자는 전기영(현 대표팀 트레이너)과 조인철(용인대 교수)에 버금가는 걸출한 스타는 없지만 100㎏ 이상급을 제외한 모든 체급 선수가 우승 후보라 할 수 있을 만큼 고르게 수준급 실력을 갖췄다. 아테네올림픽에서 이번 세계선수권 이상의 성적을 낼 수 있다는 권 감독의 자신감은 바로 이런 배경에서 나온 것. 대회 직전 허리 부상으로 낙마한 장성호(마사회)가 대표팀에 합류하고 81㎏급에서 경쟁중인 최선호(남양주시청)와 권영우(한양대) 중 한명이 정해진다면 올림픽 사상 최고의 성적이라는 핑크빛 기대도 부풀릴 수 있다. 여자는 이번 대회 강력한 금메달 후보였으나 부진과 부상이 겹쳐 2회전에서 탈락한 간판 조수희(용인대.마사회 입단)의 재기 여부가 올림픽 메달 전선의 관건이다. 조수희는 지난해 부산아시안게임 우승과 올해 오픈대회 2관왕(독일.오스트리아오픈)에 이어 대구U대회까지 제패한 상승세가 한풀 꺾였지만 여전히 무시할 수 없는78㎏급의 올림픽 금빛 메치기 후보. 또 지난해 부산아시안게임에서 금 2, 은 3, 동메달 2개의 뛰어난 성적을 거두고올해 오픈대회에서도 만만찮은 실력을 과시했던 여자가 약점으로 지적된 투지와 국제대회 경험 부족을 보완한다면 아테네에서 메달권 진입도 바라볼 수 있다. 좋은 성적으로 자신감을 얻은 남자와 기대 이하의 성과로 자극을 받은 여자가올림픽에서 웃고 우느냐는 남은 1년 어떻게 준비하느냐에 달려 있다. (오사카=연합뉴스) 이동칠기자 chil881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