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피 아난 유엔 사무총장은 13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미국, 영국, 프랑스, 러시아, 중국 등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5개 상임이사국외무장관들과 회담을 갖고 이라크를 자치 체제로 전환하는 문제에 관한 이들 국가의첨예한 이견을 조정한다. 외무장관 회담에서는 이라크 내 유엔 역할 확대와 다국적군 창설을 목표로 미국이 제안한 새 안보리 결의안을 검토할 것으로 알려졌으며 프랑스, 독일, 러시아가별도로 제출한 결의안에 대해서도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아난 총장은 12일 이번 회담에서 결의안 문안에 관한 이견이 순조롭게 해소될것으로 기대하지는 않지만 "전향적인 방안"을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 회담 후 뉴욕에서 다른 10개 안보리 이사국 대표들과도 만날 계획이다. 아난 총장은 5개 상임이사국들이 이라크에서 활동중인 구호요원들을 위한 치안을 강화해 줄 것을 희망하고 있다. 그는 이날 구호 단체들로부터 유엔이 "사상 최악의 위협을 받을 것"이라는 경고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콜린 파월 미 국무장관은 이날 제네바로 향하던 중 독일 ARD TV와 가진 회견에서 "유엔은 아직 준비가 돼 있지 않다"고 지적하고 미국은 모든 권한을 유엔에넘겨주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누구도 미국만큼 이라크 국민에게 주권을 조속히 이양하고 싶어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제한 뒤 "우리는 유엔과 함께 일하기를 원하지만 모든 책임과 권한을 유엔에 간단히 양도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그는 "유엔은 분명 필수적인 역할을 갖고 있지만 우리는 폴 브리머 최고행정관이 이끄는 연합국 임시기구(CPA)가 업무에서 손을 떼거나 옆으로 물러 날 것임을 시사하는 말을 할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파월장관은 "우리는 제네바에서 우리가 공동의 목표를 갖고 있고 최대한 조속히이라크에 주권을 이양할 것이란 결론을 얻겠지만 우리는 이를 책임있는 방식으로 이행해야 한다. 지금 현실은 주권을 이양할 정부가 없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모든 국가가 이라크 재건에 기여할 고유의 방법을 결정해야 할 것이라고말하고 독일이 인도적 지원과 재건 지원은 하겠지만 군사개입은 하지 않을 것이라는지적에 대해 "독일 병력을 기대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미국은 미국인이 지휘하는 통합 유엔 사령부 아래 다국적군 창설을 명시한 유엔결의안을 제출했으며 백악관은 프랑스와 독일이 이 결의안에 반대하지 않고 있다고전했다. 앞서 미 국무부도 파월 장관이 이고리 이바노프 러시아 외무장관과 결의안에 대해 건설적인 논의를 했다며 이번 외무장관 회담에 대해 밝은 전망을 내놓았다. 그러나 도미니크 드 빌팽 프랑스 외무장관은 12일 혁신적인 새 정책이 없으면이라크가 "출구없는 소용돌이에 빨려 들어 갈"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다. 드 빌팽 장관은 이라크 임시정부가 한 달 안에 수립돼야 하고 헌법초안이 연내에 준비돼야 한다며 조속한 주권 이양과 내년초 총선을 촉구했다. (제네바.워싱턴 AP.AFP=연합뉴스) youngn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