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1 테러를 자행한 것으로 추정되는 알-카에다의 대변인이 테러 2주년을 앞두고 7일 전세계 미국인을 학살하겠다는 내용이 담긴 테이프를 언론에 공개했다고 영국 가디언지 인터넷판이 8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아랍권 위성 TV 채널인 알 아라비야 방송을 인용, 알-카에다의 아부아브드 알 라흐만 알 나즈디 대변인이 전세계의 미국인들을 다시 공격하겠다는 다짐을 내비치는 육성 테이프를 방송했다고 전했다. 지난 3일 녹음된 것으로 보이는 나즈디 대변인의 이같은 경고는 9.11 테러 2주년을 맞아 미.영 등 서방 국가 정보 당국이 잇달아 테러 비상 경고가 나온 뒤라 더욱 뒤숭숭한 느낌을 주고 있다. 나즈디 대변인은 "우리는 미국 안팎에서 미국인들이 9.11 사건을 망각에서 지워버릴 수 있을 정도의 새로운 공격들을 감행할 것임을 경고해둔다"고 말했다. 이 TV는 나즈디 대변인의 실제 사진도 방영했으나 이 사진이 대변인의 얼굴과 일치하는지 여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나즈디 대변인은 "우리는 이슬람 형제들이 두 배로 늘어난 것으로 확신한다"면서 "곧 펼쳐질 우리의 순교 작전을 지켜보면 우리의 경고가 사실인지 알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대변인은 그러나 지난 달 이라크 나자프에서 시아파 최대 지도자 모하메드 바키르 알 하킴 등 80여명을 숨지게 한 차량폭탄 테러는 알-카에다와 아무 관련이 없으며 또 그렇게 할 아무런 이유도 전혀 없다"고 배후설을 강력히 부인했다. 한편 미 국토안보부는 4일 알 카에다의 추가 항공기 납치테러 가능성이 있다며 테러주의보를 발령했고 FBI도 음식과 식수 오염 등을 통한 공격 가능성을 경고했다. 또 독일 국내정보국 하이츠 프롬 국장도 과격주의자들이 지도부가 와해된 알 카에다를 중심으로 재결집해 테러를 저지르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5일 경고했다. (서울=연합뉴스) 홍덕화 기자 duckhw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