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인터넷을 비롯해 이른바 차세대 통신서비스라고 할 사업들의 윤곽이 드러났다. 그동안 관심을 끌었던 주파수 문제,사업자 수, 그리고 상용화 시기 등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어느 정도 해소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이번에 제시된 차세대 통신서비스 하나하나가 갖는 의미도 작지 않다. 초고속 무선랜은 신성장동력 산업의 하나인 디지털홈 네트워크의 핵심 인프라다. 보행이나 차량 이동중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는 휴대인터넷은 이동통신서비스와 보완관계냐 대체관계냐로 논란이 일 만큼 유ㆍ무선사업자 모두 관심있는 차세대 사업이다. 유·무선통합서비스의 핵심이기도 한 휴대인터넷은 2005년 세계 최초로 상용화한다는 계획이어서 특히 관심을 끈다. IMT-2000의 지지부진에도 불구하고 이의 고도화 및 4세대 이동통신은 세계적인 추세로 볼 때 우리가 준비하지 않으면 안될 차세대 서비스란 점에서 의미가 있다. 통신과 방송의 융합추세를 생각하면 위성과 지상의 이동통신 인프라를 연결하는 위성 IMT-2000도 마찬가지다. 한마디로 차세대 통신서비스는 새로운 성장동력 산업들의 인프라일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를 경쟁력있는 IT신기술의 테스트베드로 만드는 데 반드시 필요한 사업들이다. 앞으로 중요한 것은 기업들의 적극적인 투자임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 문제는 통신시장의 현실이다. 차세대 통신서비스를 둘러싼 로드맵의 불확실성은 해소됐는지 모르겠지만 정작 투자를 해야 할 통신업계의 구조조정은 안개속이다. 3백만 초고속인터넷 가입자를 보유하고 있는 하나로통신은 대주주들의 이해관계와 정부의 모호한 태도로 앞날을 예측하기조차 어렵다. 두루넷 등 법정관리에 들어간 후발사업자의 인수문제가 가닥을 잡지 못하고 있는 것도 시장의 불안요인이다. 이 때문에 전체 통신시장의 경쟁구도 또한 불확실하기만 하다. 차세대 통신사업이 탄력을 받으려면 무엇보다 통신업계 구조조정이 매듭돼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