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904js@foa.go.kr 가족들을 서울에 남겨둔 채 정부대전청사로 내려와 '대전총각'생활을 한 지도 벌써 5년이 흘렀다. 느지막한 나이에 처자식 곁을 떠나 숙식을 혼자 해결하며 살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돌이켜보면 홀아비 아닌 홀아비로 보내야 했던 지난 5년동안 나를 버티게 해 준 유일한 벗은 산이었다. 다행히도 대전 주변에는 아름다운 산이 많다. 1~2시간 거리에 속리산 칠갑산 마이산을 비롯한 명산들이 널려 있고,계룡산 계족산 구봉산 식장산 장태산 등이 도시를 병풍처럼 둘러싸고 있다. 혹자는 산의 어원에 대해 '산다(生)'에서 왔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산은 언제 어느때 찾아도 활기와 생명력이 넘친다. 산은 인간에게 말없이 많은 서비스를 제공한다. 산악자전거 패러글라이딩 같은 레포츠를 즐길 수 있고,신선한 공기를 마시며 삼림욕을 하기도 한다. 마음의 안식을 찾는 데는 나무와 풀 새가 어우러진 산만한 곳이 없다. 그러나 산이 주는 혜택들을 무료서비스로 착각해서는 안된다. 비용이 들지 않는 자유재로 착각하면 큰 오산이다. 산림서비스는 오랜기간에 걸쳐 많은 투자를 해야 가능한 경제재다. 오늘날 우리나라의 풍부한 산림은 공짜로 얻어진 게 아니다. 엄청난 돈이 투자된 결과다. 50∼60년대 우리 산은 민둥산이었다. 숲의 면적은 현재의 20% 정도에 지나지 않았다. 헐벗은 산에 국민과 산림공무원들이 나무를 심고 가꾸어 지금의 숲을 얻게 된 것이다. 그동안 투자액만도 수조원에 달한다. 그렇다면 산림이 울창해졌다고 더이상 투자할 필요가 없는 걸까. 우리 후손들이 양질의 산림서비스를 즐기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관심과 투자가 절실하다. 산림은 요즘 사회적으로 가장 큰 이슈가 되고 있는 수질오염문제의 열쇠를 쥐고 있다는 점에서도 매우 중요하다. 숲은 물을 풍부하게 해주고 정화해 주는 초대형 정수기와 같은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보다 깨끗한 물을 얻으려면 침엽수를 활엽수로 바꿔주고,풀과 곤충이 잘 살 수 있도록 나무를 솎아주고,큰 나무와 작은 나무가 어우러져 생장하는 환경을 만들어 줘야 한다. 주5일 근무제 시행을 앞두고 편안한 휴식과 깨끗한 공기,맑은 물을 마음껏 즐기기 위해 산림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어느 때보다 필요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