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우리 나라의 여행수지 적자 규모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29개 회원국 가운데 5위에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은 1일 우리 나라의 지난해 여행수지 적자는 37억7천만달러로 OECD 내에서의 적자 순위가 2001년의 9위에 비해 악화됐다고 밝혔다. 작년 중 여행수지 적자가 가장 큰 국가는 독일로 341억9천만달러에 달했고 일본(231억6천만달러), 영국(214억7천만달러), 네덜란드(52억6천만달러)가 뒤를 이었다. 여행수지 흑자 규모가 가장 큰 국가는 스페인으로 271억2천만달러를 벌었고 그다음은 미국(266억4천만달러), 프랑스(130억3천만달러), 이탈리아(102억달러), 그리스(66억9천만달러) 등의 순이었다. 국내총생산(GDP)에서 여행 수입이 차지하는 비중은 그리스가 7.5%로 가장 높고오스트리아(5.5%), 스페인(5.2%), 뉴질랜드.헝가리.포르투갈(각 4.9%) 등이 뒤를 이었으며 한국은 1.1%로 거의 꼴찌인 26위였다. 반면 GDP에서 여행 경비 지급액이 차지하는 비중은 오스트리아가 4.6%로 수위에올랐고 아이슬란드(4.3%), 룩셈부르크(4.3%), 덴마크(4.0%), 네덜란드(3.1%)의 순이며 한국은 1.9%로 17위를 기록했다. 한은은 "각국의 여행수지는 그 나라 관광산업의 국제 경쟁력을 반영한 것"이라고 전제하고 "일단 적자로 내려앉으면 흑자 전환이 어려운 구조적 특성을 지니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지난 1990년 이후 주요국 여행수지 추이를 보면 관광 분야 등에서 높은 경쟁력을 갖고 있는 미국, 스페인, 프랑스 등은 흑자 추세를 지속하고 있으나 일본, 독일, 영국 등은 만성 적자국으로 자리를 굳히고 있다. 한편 올 들어 우리 나라의 1∼7월 중 누적 여행수지 적자는 일반여행에서 19억달러, 유학.연수에서 10억1천만달 등 모두 29억1천만달러로 작년 같은 기간의 20억3천만달러에 비해 적자 폭이 훨씬 확대됐다. 이 기간의 여행 수입은 26억4천만달러로 작년 동기의 30억4천만달러보다 4억달러가 줄어 지난 1999년 이후의 감소세를 지속했다. 그러나 여행 지급은 55억6천만달러로 작년 같은 기간의 50억7천만달러보다 4억9천만달가 늘어 역시 1999년 이후의 증가 추세가 이어졌다. 한은은 "우리 나라가 만성적 여행수지 적자 구조를 벗어나려면 새로운 관광자원과 관광상품 개발 등을 통해 국내 관광산업의 경쟁력을 높여 국민의 해외 여행 경비지출을 줄이고 외국인의 국내 관광을 적극 유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종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