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공직사회에서 무성하게 떠돌던 '사삼서오(事三書五ㆍ사무관 승진 3천만원,서기관 승진 5천만원)' 소문이 사실로 확인된 것 아닙니까." 이철규 임실군수(63)가 특가법상 뇌물수수 혐의로 구속 수감된 지난 30일 검찰의 한 직원은 이 군수의 구속을 빗대어 이렇게 말했다. 검찰 수사 결과 이 군수는 지난 2001년 4월 취임 때부터 최근까지 직원 7명으로부터 승진청탁과 함께 총 2억1천5백만원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이 군수에게 3천만원을 건넨 6명은 모두 사무관(5급)으로 승진했고 이번 사건의 진앙지로 지난달 17일 자살한 노모 기획계장(57)만이 승진에서 탈락했다. 노 계장은 지난해 5월 1천만원을 썼다 탈락하자 올해 4월 2천만원을 추가로 군수측에 전달했으나 '분할상납'으로 별다른 효과(?)를 보지 못했던 것으로 보인다. 검찰도 법원에 낸 구속영장에서 "승진후보 1순위였던 노 계장이 올해 아내를 통해 2천만원을 상납했음에도 지난달 1일자 인사에서 승진 서열 4위로 3천만원을 쓴 송모 사무관에 밀렸다"고 밝혀 분할상납이 승진탈락과 무관하지 않음을 시사했다. 이태명 기자 chihir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