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들이 연일 우리나라 주식을 사들임에 따라 거래소 시장의 외국인 보유지분율이 38%를 넘어 세계 최고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주요 선진국 증시에서 외국인 보유지분율이 10∼20%선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이례적으로 높은 수준이라 아니할 수 없다. 물론 외국인이 우리 주식을 계속 매입하는 것은 우리 경제와 기업들의 미래를 좋게 본다는 의미에서는 환영할 만한 일이다. 문제는 외국인 보유지분율의 이상급증에는 문제점과 부작용 또한 없지 않다는데 있다. 외국인투자자들의 움직임에 주가가 좌우되고 과도한 환율변동을 초래해 경제의 안정성이 저해되는 것은 물론이고 주요 기업의 경영권이 위협을 받는 등 대가도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특히 이같은 외국인 지분율의 이상급증 현상은 우리 증시의 국내 수요기반이 갈수록 취약해지고 있다는 반증이라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최근 우리 증시는 국내 기관투자가의 역할이 갈수록 위축되고 있는 가운데 개인마저도 선뜻 주식투자에 나서지 않아 국내 수요기반이 극도로 위축돼 있다. 외국인을 제외하고는 변변한 매수주체가 없다보니 외국인 지분율의 이상급증으로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증시수요 기반의 취약성은 국부의 헐값 유출 방지를 위해서는 물론이고 우리 경제의 안정성장을 위해서도 반드시 극복해야 할 과제다. 특히 차입위주의 기업자금 조달에 의존하다 외환위기라는 쓰라린 경험을 맞본 우리로서는 직접금융시장 육성 필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을 것이다. 그러나 현실은 채권시장이 빈사상태에 빠진지 오래고 국내 증시수요 기반마저 갈수록 취약해지는 등 직접금융시장이 살아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따라서 정부는 증시수요 기반을 확충하고 빈사상태에 빠져 있는 채권시장을 살리기 위한 특단의 대책을 시급히 마련할 필요가 있다. 그래야 부동산 투기가 방지되는 것은 물론이고 경제의 안정성장을 꾀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