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오후 6시58분께 서울 삼청동 총리공관에서 청와대 춘추관으로 연결된 도로에서 경기61다 3986호 아반떼 승용차가 청와대쪽을 향해 질주하다 춘추관 입구 초소앞 가로 분리대를 들이받고 멈췄다. 특히 이 승용차를 운전한 전모(38.경기도 포천군)씨는 충돌 직전 차에서 내려승용차에 시너를 뿌려 불을 붙인 뒤 30∼40m 질주했다. 분리대를 들이받은 승용차는 전소됐으며, 전씨는 승용차에서 내린 뒤 현장에서검거돼 경찰에 넘겨져 조사를 받고 있다. 머리 부분에 약간의 화상을 입은 전씨는 `왜 청와대로 돌진하려 했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이래도 죽고, 저래도 죽는 것 아니냐" "세상이 살기 싫다. 죽기전에뭔가 하고 싶은 말이 있다" "누군가 나를 죽이려 하는데 사람들이 믿어주지 않고,정신병자 취급해 정신병원에 입원도 했었다. 이에 항의하려는 뜻"이라고 말하는 등 횡설수설했다. 승용차에 불이 붙자 종로소방서 소방대원들이 곧바로 출동해 불은 10여분만에 꺼졌다. 경찰 관계자는 "전씨가 술을 상당히 마셨고, `가족 금전문제와 관련해 청와대홈페이지에 자주 수사를 의뢰하는 글을 올렸다'고 말하는 등 횡설수설 하고 있다"며"전씨는 지난 4월 음주운전으로 벌금 400만원을 부과받았으나, 납부하지 못하는 현실을 비관해왔다고 진술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또 "전씨는 지난 23일 경기도 포천군 소재 철물점에서 시너 1통을 구입해 차량 방화를 준비했고 청와대 홈페이지에 진정도 했지만, 제대로 처리되지 않자홧김에 일을 저지른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이 승용차가 가로 분리대를 들이받고 멈추긴 했지만, 대통령이 거주하고있는 청와대 앞에서 사건이 발생한 것과 관련해 청와대 경비문제가 논란이 될 전망이다. 더욱이 전씨가 불이 붙은 승용차를 몰고 춘추관 쪽으로 30∼40m까지 돌진하면서 전혀 제지를 받지 않았다는 점에서 청와대 경비에 문제점이 있는 게 아니냐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고형규.정윤섭기자 jamin74@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