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휴대전화를 음성통화만을 위한 단순한 무선통신 단말기로 보면 틀린 생각이다. 휴대전화는 전화번호부, 일정관리, 알람 등 전자수첩의 기능을 흡수한 지 오래됐고 무선 인터넷과 연결되면서 정보검색 단말기의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여기에다 전자결제 기능을 더하면서 모바일 금융단말기의 모습도 갖췄다. 올 여름에는 모기를 쫓아주는 고마운 역할도 자청했고, 카메라와 캠코더, 음악감상(MP3) 기능에 이어 일과에 지친 현대인의 심리치료까지 해주는 휴대전화도 등장했다. ▲빨라지는 휴대전화의 진화= 휴대전화는 당장 휴대형 컴퓨터인 PDA(개인정보단말기)의 기능을 더해 `스마트폰'으로 바뀔 전망이다. 아직은 메모리 용량의 한계로 인해 휴대전화에 따라 특화된 기능만을 갖추고 있지만 메모리 가격의 하락추세에 맞춰 복합기능의 스마트폰으로 진화할 것이라는 데는 이론이 없다. 삼성전자의 관계자는 "휴대전화는 이미 IT(정보기술)의 기술추세인 컨버전스(융합)를 그대로 반영하고 있다"면서 "이같이 복합화, 지능화하는 휴대전화는 다가오는유비쿼터스 시대에 모든 정보기기의 허브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스마트폰이 앞으로는 집안의 가전기기 등을 통제하는 홈오토메이션의 핵심역할을 담당하고 사용자의 필요에 따라 다양한 솔루션을 제공하는 지능도 갖춰 나갈 것이라는 설명이다. 결국 휴대전화는 전자결제, 카메라.캠코더 기능 등이 다양한 기능을 추가해 가면서 스마트폰으로 발전한 뒤 유비쿼터스의 허브기기로 발전해 나갈 것이라는 관측이다. ▲스마트폰 시장 선점경쟁= 삼성전자는 지난달 `만능 휴대전화'를 표방하며 지능형 복합단말기 '미츠M400'을 내놓았다. 이 제품은 음성통화를 기본으로 갖추고 30만 화소급 디지털 카메라와 TV수신,내비게이터, MP3, 무전기까지 내장했다. TV튜너가 내장돼 KBS,MBC 같은 지상파 TV를 무료로 시청할 수 있으며 녹화도 가능하다. 차량의 위치 추적이 가능한 네비게이션 옵션 장비를 설치하면 음성 서비스와 3차원 입체영상이 제공되는 교통정보 단말기로 활용할 수 있다. 삼성전자와 함께 휴대전화 업체 `빅3'인 LG전자와 팬택&큐리텔도 시장상황을 예의 주시하면서 스마트폰 대중화 시대에 대비하고 있다. LG전자는 연말께 폴더형 스마트폰을 출시할 예정이며 팬택계열도 연내에 스마트폰을 출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셀빅도 최근 기업용 시장을 겨냥한 스마트폰 `셀빅N110'을 개발, 다음달에 시판할 예정이며 텔슨전자, SK텔레콤의 자회사인 SK텔레텍, KTF의 자회사인 KTF테크놀로지스 등도 스마트폰 개발계획을 수립, 조만간 제품을 내놓을 예정이다. ▲스마트폰의 대중화 걸림돌과 전망 = 삼성전자는 지난주 일부 SK텔레콤 대리점에 스마트폰 미츠M400을 납품하기 시작했으며 이번주중 공급 대리점을 더욱 확대할예정이다. 그러나 가격이 99만원에 달해 대중화 여부가 불투명한 실정이다. 그동안 국내에서 PDA가 국내에서 성공하지 못한 가장 큰 이유는 비싸고 휴대하기에 불편했기 때문이다. 삼성이 미츠M400 출시전에 내놓았던 `넥시오'를 성공시키지 못하고 단종시킨 것도 이같은 문제점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삼성측은 "미츠M400은 여타 PDA에서 볼 수 없었던 다양한 기능에 비해그리 비싼편이 아니며 크기도 기존의 넥시오보다 작아졌다"면서 "스마트폰 시장이본격적으로 형성되면 내수도 기대해볼 만하다"고 말했다. 스마트폰의 시장이 형성되고 공급물량이 늘어날 경우 원가인하 요인으로 가격도내려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또 정보통신부가 전기통신사업법으로 금지한 휴대전화 보조금을 연말께 스마트폰에 대해서는 예외적으로 허용할 가능성도 높아 스마트폰 확산의 기대감을 높이고있다. (서울=연합뉴스) 이정내기자 jnle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