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상장사의 40% 정도는 미국 기준에 비춰볼 때투자 부적격 판정이 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동걸 금감위 부위원장과 권재중 금감위 자문관은 25일 금융연구원이 발간한 '기업의 재무건전성과 은행의 기업고객 전략' 연구보고서에서 이같이 밝혔다. 이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의 경우 투자부적격 신용등급인 BB등급에 해당하는기업의 이자보상배율 중간값이 2.3 수준임을 감안하면 국내 기업의 이자보상배율은더 개선할 여지가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우리 기업은 외환위기 이후 지속된 부채감축과 수익성 향상 노력으로 이자보상배율이 크게 높아졌지만 작년 상반기 현재 2.5미만인 기업의 비중이 수로 보나 차입금 비중으로 보나 40% 가까운 수준을 보이고 있고 이들 기업은 미국의 기준에서 보면 투자대상으로 부적격 판정이 날 수 있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이자보상배율이 1을 넘으면 영업이익으로 금융비용을 감당할 수 있으나 1미만이면 영업이익으로 이자를 감당할 수 없다는 의미다. 상장기업의 부채비율도 작년 6월말 현재 평균 116.7%로 낮아지고 차입의존도도60% 안팎으로 개선됐으나 독일 제조업체의 차입의존도가 20% 미만 수준임을 감안하면 여전히 안심할 수 없는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그동안의 금융비용부담률과 차입의존도의 하락은 부채축소와 금리하락으로 가능했지만 향후 금리하락 요인이 크지않아 금융비용부담과 차입의존도를 낮추는데 한계가 있으며 따라서 절대적인 기준에서 볼 때 우리 기업의 재무안정성은취약하다고 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수익성 지표의 하나인 투하자본이익률(ROIC)은 1998년 이후 개선 추세에있으나 아직 1990년대 초반 수준에 못미치고 있다"며 "이는 상장기업의 그간의 수익성 개선이 금융비용 감소에 힘입은 것으로 생산성이나 경영효율성의 개선에 따른 것이 아니라고 해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보고서는 또 " 상장사의 매출액은 지난 1995년 이후 2000년만 예외적으로 오름세를 나타냈을 뿐 지속적으로 감소추세에 있고 총자산이나 이익증가율도 줄어드는추세"라며 "단기적으로는 외형 보다 내실에 치중한 이같은 경영방식이 당연한 것일수 있지만 중장기적으로는 매출 저하가 수익의 지속성을 저해하는 것이라면 장래 기업 부문의 재무안정성에 위협이 될 수도 있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보고서는 이밖에 "수익 기준 상위 5∼10% 기업군이 전체 수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더욱 증가해 이들 기업에 대한 의존도는 커진 반면 하위 30% 기업군은 금융위기 이후 여전히 적자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서울=연합뉴스) 김종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