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유니버시아드 나흘째인 24일 민주참여네티즌연대 북핵저지시민연대 등 남측 보수단체와 북측 기자단이 충돌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에 대해 북한의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가 이날밤 서기국 보도를 발표, 남측 정부의 공식 사과와 주동자 처벌을 요구하고 나섰다. 충돌 상황 =이날 오후 2시40분께 U대회 미디어센터(UMC)가 있는 대구 산격동 전시컨벤션센터(EXCO) 앞에서 취재를 마치고 돌아오던 북한 기자단은 자유시민연대 청년연합, 민주참여네티즌연대, 북핵저지시민연대 등 보수시민단체와 충돌했다. 북측 기자 5~6명은 이들 단체가 '김정일 타도하여 북한주민 구출하자' 등을 적은 플래카드를 든 채 대북 '유감' 표명에 대한 노무현 대통령의 사과와 북한 선수 응원단에 대한 편파보도 중단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하는 것을 보고 "어서 치우라"고 항의한 뒤 기사송고실로 이동했다. 북측 기자들은 행사가 계속되자 다시 내려와 시민단체와 3~4분간 격렬한 몸싸움을 벌였다. 이 과정에서 다리 부상 중인 탈북자 지원 독일인 의사 노르베르트 폴러첸씨(45)가 쓰러졌다. 북측 기자인 김광진씨는 인공기 배지가 달려 있던 와이셔츠가 찢어지고 손가락을 다쳤다. 북측 성명발표 =조평통은 보도를 통해 "남조선 당국은 이런 반공화국 사태가 또다시 발생한데 대해 사죄해야 하며 범죄자들을 처벌하고 다시는 그런 사태가 벌어지지 않도록 책임적인 담보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 이에 앞서 북측 선수단 전극만 총단장은 이날 오후 8시30분께 UMC 5층에서 발표한 성명을 통해 "지금처럼 경찰 보호 속에 반공화국 집회가 벌어지는 한 경기대회 참가를 재고려해 보지 않을 수 없다"면서 "동족이 동족을 타도하라는 구호까지 터져나오는 이 땅에서 마음 놓고 경기대회에 참가할 수 없다는 것은 너무나도 명백하다"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우리는 남측 당국의 태도를 지켜볼 것이다"고 경고했다. 사건 원인 =이날 충돌은 보수단체들이 대구에서 시위를 벌일 계획을 밝힌 바 있어 예견됐었다. 경찰은 이날 보수단체 행사의 회견에 맞춰 평소보다 경찰력 1개 중대를 증원 배치했지만 사태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대구=신경원 기자 shink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