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젊은이의 하나되는 꿈, 남북의 흥겨운 한마당 축제'의 성화가 활활 타오른다. 2003대구하계유니버시아드가 21일 저녁 달구벌에서 화려한 막을 올리고 31일까지 11일 간의 열전에 돌입한다. `벽을 넘어 하나로, 꿈을 펼쳐 미래로'라는 슬로건 아래 펼쳐지는 이번 대회는역대 최대 규모인 전세계 172개국, 7천180명의 17~28세 아마추어 대학생들이 참가해인종과 종교, 이념과 문화의 장벽을 뛰어넘는 축제의 장을 펼친다. 이번 대회에는 특히 우여곡절끝에 북한이 참가, 스포츠를 통한 남북화합을 꾀하고 전쟁의 상흔이 가시지 않은 이라크를 비롯해 동티모르, 아프가니스탄 등 분쟁을 경험한 나라들이 아픔을 딛고 합류하며 아루바, 지부티, 세인트키츠네비스 등 처녀출전국들이 세계 대학생들의 스포츠 제전에 첫 선을 보인다. 이날 저녁 6시30분부터 2시간30분 간 유니버시아드주경기장에서 펼쳐지는 개회식에서는 첨단 IT기술로 달구벌 밤하늘을 수놓는 매머드 그라운드쇼와 남북한 선수단의 감동적인 동시입장이 이어져 대회 분위기를 절정으로 끌어올린다. 4천71명의 출연자들이 그라운드를 누비며 `그린시티, 패션시티, IT시티'라는 개최지 대구의 이미지와 지구촌 젊음이 하나되는 메시지를 알리는 개회식 식전.식후행사는 때로는 장엄하고, 때로는 신명나는 한편의 서사시로 펼쳐져 전세계 시청자들의눈을 사로 잡는다.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의 개회 선언으로 시작하는 공식행사에서는 각국 선수단이 저마다 개성있는 소품과 의상을 뽐내며 그라운드에 발을 내디디고 대회기인 국제대학스포츠연맹(FISU)기 입장이 이어진다. 한글 자모순으로 가나가 가장 먼저 들어오는 선수단 입장에서 남북한 선수단은 맨 마지막 `남남북녀' 공동기수를 앞세워 통일선수단복을 입고 한반도기를 든 채 최대 규모 선수단의 위용을 자랑한다. 이어 대회 기간 달구벌을 밝혀줄 성화가 전국을 U자 형태로 도는 3천99㎞의 행군을 마치고 모터사이클 클럽 모닝캄 소속 오토바이 49대의 행렬에 의해 유니버시아드 주경기장으로 들어온 뒤 최종 점화자의 손에 의해 세계 젊은이들의 꿈을 상징하는 `염원의 불'로 활활 타오르게 된다. 이에 앞서 식전행사에서는 대구의 젊은 지성들이 검정, 흰색, 초록의 물결로 시시각각 변신하며 눈부신 우물로 몰려들어 화려한 공연의 서막을 열고 대회 마스코트드리미가 축제의 시작을 알린다. 모두 4개 막으로 이뤄진 식후행사에서는 첨단 IT기술의 상징인 초박막액정표시장치(TFT-LCD)가 장착된 700개의 전자 북이 등장해 생명의 고동을 울리고 아시아의스타 보아가 대회에 참가한 젊은이들과 함께 제전의 시작을 노래한다. 대회 막판 극적인 참가로 국내외의 관심을 집중시키고 있는 `미녀군단' 북한응원단도 개회식 무대에서 전세계에 모습을 드러낸다. 전날 숙소에 도착해 여장을 푼 북한응원단은 한결 산뜻하고 자유로운 모습으로그라운드를 가득 메운 6만여 관중과 한목소리로 어우러져 남북의 화합을 합창한다. 대구.경북지역 29개 경기장에서 13개 종목, 185개의 금메달을 놓고 열전을 벌이는 이번 대회에 역대 최대인 379명의 선수들이 한국은 양궁, 태권도, 유도, 펜싱,남자축구 등에서 선전해 16~19개의 금메달로 사상 처음 종합 2위에 도전한다. 이날 오전 선수촌에서 입촌식을 가진 북한 선수단도 육상 하프마라톤과 양궁 등 강세 종목을 중심으로 메달 사냥에 나서 종합 10위권 진입을 노리고 있다. (대구=연합뉴스) 특별취재단 oakchu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