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잉글랜드대표팀의 희망은 데이비드 베컴이었다. 21일(한국시간) 국제축구연맹(FIFA) A매치데이를 맞아 전 세계에서 28개 경기가일제히 열린 가운데 잉글랜드가 베컴의 원맨쇼에 힘입어 `복병' 크로아티아를 3-1로꺾고 축구종주국의 자존심을 지켰다. 스페인 명문 레알 마드리드로 이적 후 처음으로 국가대표팀에 합류한 베컴은 전반 10분 여유있는 페널티킥으로 영국 팬들에게 선제골을 선사하며 이날의 돌풍을 예고했다. 미드필더로 출격한 베컴은 지난 18일 스페인 무대에 첫 선을 보인 발렌시아와친선전에서 상대 수비의 집중견제에 묶였던 때와 다르게 폭넓게 미드필드 공간을 이용하며 공수를 조율했다. 발끝에 물오른 베컴은 결국 후반 5분 `원더보이' 마이클 오언의 추가골로 연결되는 절묘한 크로스까지 올려 관중의 기립박수를 받았다. 2-0으로 앞서자 스벤 고란 에릭손 감독은 핵심 멤버인 베컴과 폴 스콜스를 빼는여유를 부렸지만 후반 32분 모나르에 추격골을 허용하며 수세에 몰렸다. 하지만 램퍼드가 3분 뒤 곧바로 쐐기골을 터트려 잉글랜드는 간신히 크로아티아의 끈질긴 추격을 따돌릴 수 있었다. 주전선수를 대거 소집하며 전의를 불태웠던 이탈리아는 한일월드컵 16강 한국전에서 선제골을 터트린 크리스티안 비에리의 한방으로 `거함' 독일을 1-0으로 제압했다. 이탈리아는 경기 시작 17분만에 비에리의 선제골로 여유를 찾은 뒤 전매특허인 빗장수비로 독일의 공격을 꽁꽁 묶었다. 이탈리아는 후반 들어 독일의 파상공세에 밀려 수차례 동점기회를 내주기도 했지만 골키퍼 잔루이지 부폰의 거미줄 선방으로 11년만에 독일을 꺾는 기쁨을 맛봤다. 아르헨티나는 한수 아래로 평가받는 우루과이를 맞아 고전했지만 드알레산드로의 역전골에 힘입어 간신히 체면치레 했다. 아르헨티나는 전반 4분 포를란에게 선제골을 내준 뒤 전반 종료 직전 후안 베론의 동점골로 한숨을 돌렸지만 후반 8분 리구에라에게 역전골을 허용해 수세에 몰렸다. 패색이 짙었던 아르헨티나는 후반 41분 사무엘의 동점골로 간신히 승부를 원점으로 돌린 뒤 경기종료 1분전에 터진 드알레산드로의 천금같은 역전골로 승리를 낚았다. 이밖에 프랑스는 실뱅 빌토르드와 스티브 말레의 연속골로 스위스를 2-0으로 꺾었고 일본은 다카하라의 연속골과 엔도의 쐐기골로 나이지리아를 3-0으로 격침시켰다. (서울=연합뉴스) 심재훈기자 president2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