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aro@lge.com 황하(黃河)는 중국문명의 모태이자 중국인들에게 생명의 젖줄처럼 인식돼 온 거대한 강이다. 하지만 황하는 잦은 범람으로 '중국의 비애'라는 별칭이 붙을 만큼 재난의 원인이 되기도 했다. 이 때문에 치수(治水)가 곧 치국평천하(治國平天下)의 근본처럼 여겨지기도 했다. 중국인들이 실용주의를 숭상하고 공동체보다는 개인을 더 우선하는 개인주의적인 성향을 갖게 된 것은 아마도 황하와 무관하지 않은 듯하다. 생존을 위협할 만큼 가공할 위력을 가진 황하 앞에서 살아남기 위해,그리고 살아있는 동안 삶의 풍요를 누리기 위해 스스로를 그렇게 디자인한 것은 아닌가 하는 것이다. 이들이 '돈에 대한 집착'이 강하다는 것도 이러한 성향의 한 단면일 게다. '아버지 어머니보다 돈이 먼저'라는 속담이 있을 정도다. 물론 중국인들 스스로도 이러한 점에 대해 우려를 가지기도 한다. 중국 현대문학의 거두라고 하는 노신(魯迅)이 의학에서 문학으로 진로를 바꾼 이유도 바로 이 개인주의를 타파해 '국민정신을 개조'하려는 데 있었다고 한다. 하지만 세계 곳곳에서 '경제적 성공신화'를 만들어가고 있는 중국인들의 눈부신 경제활동을 보면,그들의 개인주의가 오늘날 중국이 경제적으로 크게 비상하는 데 '긍정적 에너지'로 작용하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말하자면 중국인들에게 황하는 21세기에도 또 다른 중국 문명의 모태가 되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것이다. 황하는 엄청난 재난으로 끊임없이 그들을 위협했지만,한편으로는 그들이 강한 생명력을 가지고 세계경제의 중심으로 나아갈 수 있는 무한한 잠재력을 심어주었기 때문이다. 지금도 거대한 중국 대륙의 한복판에는 황하의 물결이 도도히 흐르고 있다. 그 황하가 앞으로 중국이 만들어갈 어떤 역사의 원천이 될지는 아직 알 수 없다. 다만 한 가지 분명한 것은,황하를 볼 때마다 언제든 솟구쳐 오를 듯한 거대한 중국의 힘이 느껴진다는 것이다. 중국의 황하를 보면서 우리가 가진 한강의 힘은 어떤 것인가를 생각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