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웜 '블래스터'가 미처 수그러들기도 전에 '9·11테러' 관련 바이러스의 대규모 공세설이 나돌고 있어 컴퓨터 보안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9·11테러' 사태 2주년인 오는 9월11일을 전후해 반미감정을 지닌 해커들이 강도높은 바이러스를 유포할 것이란 소문이 나돌고 있다. 지난해 9월11일에도 9·11테러와 관련된 웜 바이러스가 전세계적으로 유포됐으나 큰 피해를 입히지는 못했다. 하지만 올해는 이라크전쟁에 이어 사담 후세인 전 이라크 대통령의 두 아들이 미군에 의해 사살돼 반미정서가 한껏 고조된 상황이어서 작년보다 훨씬 더 파괴력이 센 '9·11 바이러스'가 출현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안업계 관계자들은 예상했다. 게다가 한국의 경우 9월11일이 추석 연휴기간인 까닭에 '보안 마인드'가 느슨해질 수 있어 무방비 상태로 타격을 입을 가능성도 있다. 안철수연구소,하우리 등 컴퓨터 백신업체 관계자들은 "현재로선 인터넷 대란을 일으킬 정도로 강도가 센 웜이나 바이러스가 나타날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면서도 "비상근무 체제를 강화해 철저히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아직 한 달 정도 여유가 있어 대비할 수 있다"며 "이번 블래스터 웜 사태를 봐도 알 수 있듯이 컴퓨터 사용자들이 경고가 있을 때마다 보안패치를 설치하는 등 예방에 힘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지난 16일 예정됐던 신종 웜 '블래스터'의 마이크로소프트(MS) 웹사이트에 대한 분산서비스 공격(DDos)은 일단 실패로 돌아간 것으로 나타났다. 안철수연구소는 17일 "블래스터 웜의 MS 윈도업데이트사이트(windowsupdate.com)에 대한 분산서비스 공격은 MS가 해당 사이트의 IP를 차단함에 따라 일단 공격이 무력화됐다"고 밝혔다. 또 "지난 12일 블래스터가 국내에 유입된 후 시간당 최대 1백건에 달했던 피해 신고도 4분의 1 수준으로 줄어들었다"고 덧붙였다. 보안업계 관계자들은 "하지만 변종이 계속 나오고 있는 데다 아직도 보안패치가 설치되지 않은 PC들이 많아 대다수 PC 사용자들이 출근하는 18일 이후 상황을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안철수연구소에 따르면 블래스터 웜은 원형을 비롯 B형과 C형,D형,C형의 드로퍼(C형을 자동 설치하는 프로그램으로 백도어를 생성함) 등이 있다. 이중 B형과 D형은 국내에서 피해신고가 접수되고 있다. 고성연 기자 amazing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