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가 디플레이션과 씨름하고 있는 동안 현대자동차가 노조의 파업으로 임금을 8.6%나 인상하는 등 아시아 4위의 한국경제가 전투적 노조의 제물이 되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의 아시아 지역 칼럼니스트인 윌리엄 페섹이 11일 분석했다. 페섹은 현대자동차가 6주간의 노조 파업으로 1조3천900억원의 손실을 입었음에도 한국은행이 전망한 올해 3.5% 인플레율의 두배가 넘는 임금 인상에 합의했으며, 주당 근무를 0.5일 줄이는데도 합의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현대자동차 등의 선례로 앞으로 다른 기업들도 비용 인상과 경쟁력 약화를 초래할 비슷한 양보를 하도록 압력을 받을 것이며, 노조의 조직적 활동은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의 시장에 대한 국가이미지 보호와 투자자 이탈 방지 노력을 어렵게 만들고 있다고 진단했다. 다음은 페섹이 컬럼에서 진단한 주요 내용의 요약이다. ▲노동국가: 노 대통령은 투자가들에게 한국 경제가 앞으로 노조의 인질이 되지 않으리라는 확신을 심어주기 위해 신속히 행동에 나서야 한다. 지금과 같은 현상이 계속된다면 많은 투자가들은 한국에 대해 비타협적 노동자와 과다 고용 등이 주주들의 가치보다 우선하는 '노동국가'로 치부할 위험이 있다. 한국은 국제 경쟁력을 갖기 위해서는 지금과 반대 방향으로 움직여야 한다. 일례로 노동법을 국제적 수준으로 개정하는 일은 간부들에게 충원 및 손해배상 문제에대해 보다 많은 발언권을 부여, 결국 회사에 이득이 될 것이다. 한국의 강경 노조들은 물론 노조원들의 생계 보호를 위한 자신들의 직무를 수행하고 있다. 그러나 그들은 투쟁성을 유지하기위해 불필요한 인력을 보호하는데 너무 나가고 있다. ▲교차로: 현대 파업 전 세계 최대 보험회사 미국국제그룹(AIG)의 모리스 그린버그 회장은 지난 6월 한국 방문시 연설에서 "전투적 노조를 갖고서는 외국 투자를 기대할 수 없다"고 경고했다. 도널드 존스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사무총장도 지난달 "노동 문제는 한국 경제가 직면한 최대 도전 중 하나임에 틀림없다"고 진단했다. 아이러니 한 것은 노조들이 눈앞의 이익을 위해 장기적인 이익을 잃고 있다는 점이다. 한국 기업들이 국제 경쟁력을 갖고 보다 많은 이익을 창출하기 위해서는 고비용 구조를 바꾸어야 한다. 한국은 지금 교차로에 서 있다. 한쪽 길은 한국 기업들에게 경쟁력과 투자 증가로 이끌 것이나, 다른쪽 길은 노조가 수천만명을 희생시켜 수천명 노동자만을 배부르게 함으로써 경제 발전을 막을 것이다. ▲노 대통령의 역할: 한국이 어떤 길을 선택하는냐는 노 대통령의 문제 해결 방식과 많은 관계가 있다. 노 대통령이 과거 노동자들의 편에 서서 인권 변호사로 활동한 경력에 대해 투자가들은 다소 우려하고 있다. 김대중 대통령 시절에는 IMF 위기 이후 경제 회복을 위해 노사의 지원을 규합, 노동 분쟁이 다소 완화됐지만 이제 위기의 끝에서 벗어나고 있기 때문에 노조는 지금이 임금을 회수할 시기라고 생각하고 있다. 그러나 노조는 이러한 활동이 경제의성장 잠재력을 막아 앞으로 노조원들에게 돌아갈 이득이 더 적어진다는 것을 깨닫지못하고 있다. 지난주 현대의 타결은 많은 제조업 일자리 손실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한국의 기업 간부들은 지금 일자리를 중국 등 생산비가 싼 곳으로 이전하는 문제를 생각하고 있지않을까. ▲한국의 역할: 한국이 세계 무대로 부상할 시기는 바로 지금으로 한국은 세계무대에서의 역할과 공헌에 대해 생각해야 한다. 그러나 한국은 자국의 전망에 대해우려하고 있는 국제 투자가들을 확신시켜야 하는데, 노조가 국가의 경제 회복 노력을 막는다면 외국 투자가들의 외면은 심화될 것이다. (서울=연합뉴스) kaka@y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