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는 다국적기업의 지역본부 유치 실적에서 경쟁국인 아랍에미레이트(UAE)나 브라질, 말레이시아 등에 뒤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2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국제연합 무역개발회의(UNCTAD)의 최근 조사결과 작년1월 이후 15개월간 전세계적으로 829개의 다국적기업 지역본부가 세워지거나 재배치된 것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선진국에서는 영국이 181개로 가장 많았고 미국(126개), 호주(54개),독일(37개), 네덜란드(34개) 등이 뒤를 이었다. 개발도상국 중에서는 싱가포르가 48개로 수위를 차지했고 홍콩(44개), 중국(28개), 아랍에미레이트(18개), 브라질.말레이시아(각 8개) 등이 한국(7개) 보다 많았다. 세계 각국은 일자리 창출을 위해 다국적 기업의 지역본부 유치에 여러가지 혜택을 부여하면서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으며 최근 신설되거나 재배치된 지역본부의4분의 1이 개발도상국에 위치하고 있다. 한은은 국제적 접근 가능성, 다중언어가 가능한 우수한 노동력, 높은 삶의 질,낮은 세율, 뛰어난 정보인프라, 낮은 위험, 고객과의 접근성 등이 다국적 기업이 선호하는 환경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국제적 대기업들은 경쟁력 확보를 위해 후선업무에 이어 연구개발, 디자인등 고부가가치 및 고임금의 일자리를 전세계에 외주(아웃소싱)하는 전략을 추진 중이다. 이에따라 미국에서는 서비스직과 전문직 업체의 해외 이전이 가속화하면서 제조업 공동화에 이은 서비스 및 지식산업의 공동화에 대한 우려와 함께 전문직 실업률악화가 심각한 문제로 대두하고 있다. 이는 범세계화로 경쟁이 치열해짐에 따라 원가절감 압력이 점증하고 있는데다기술의 표준화 등으로 전문인력의 대체가 용이해졌고 전자통신의 발달로 시간 및 거리에 대한 제약이 크게 약화되고 기업들의 하루 24시간 업무체계가 일반화됨으로써전세계적인 공급망 구성이 용이해진데 따른 것으로 한은은 분석했다. 한은 관계자는 "첨단기술 분야에 대한 지식이 유학, 교육훈련 등을 통해 전세계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 데다 개도국의 교육수준이 크게 높아지면서 영어를 사용하고 임금이 낮고 규제가 적은 일부 개도국으로부터 고급인력이 대거 공급되고 있다"고 밝혔다. (서울=연합뉴스) 김종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