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로자 평균연령은 36.5세이고 55세 이상 고령근로자 비중은 전년보다 0.3%포인트 늘어난 6.9%라는 노동부 조사결과는 그냥 지나칠 일이 아니다. 지난 90년과 비교하면 평균연령은 5세 정도가,고령화 비중은 거의 두배로 늘어난 것으로 최근 심각한 문제로 대두된 생산현장 고령화를 다시 한번 확인시켜 주기 때문이다. 걱정되는 것은 이대로 가다간 고령화 추세가 걷잡을 수 없이 빨라질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왜 그럴지는 이해하기 어렵지 않다. 기업 내부를 들여다 보면 노조를 통한 기존 근로자들의 기득권 수호만 있고 인력의 구조조정 등을 제대로 할 수 없으니 신규인력을 흡입할 여력이 있을리 없다. 또 기업 밖을 쳐다보면 젊은 인력들이 생산현장을 기피하고 있다. 이것만 봐도 당연한 전망이다. 젊은 인력이 유입되지 않으면 산업활력이 사라질 건 너무도 뻔하다.생산현장은 사람에 체화(體化)된 기술이 적지않다는 점에서 대물림할 인력이 없다는 것은 곧 기술경쟁력의 상실을 의미하는 것이기도 하다. 일본이 조선산업 1위 자리를 내준 것은 근로자 평균연령이 42세였던 시점이다. 지금 우리 조선산업이 바로 그 42세에 근접하고 있다는 사실을 되새겨 봐야 한다. 우리의 주력 제조업이 생각보다 빨리 경쟁력을 상실할 수도 있다는 얘기다. 서둘러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기존 인력을 안고 가야 하고 임금도 생산성에 관계없이 끊임없이 올려야 하는 상황이라면 자동화 투자를 강조한들 그 효과는 둘째치고 투자부터 제대로 될지 의문이다. 노동시장 유연성은 무엇보다 기본적 조건이라고 할 것이다. 체화기술 이전ㆍ활용과 함께 신규인력 채용 여력 측면에서 임금피크제도 검토할 만하다. 국방부는 병역특례대상인 현역 산업기능인력 배정을 중단하겠다는 모양이지만 젊은 인력을 생산현장에 끌어들일 유인책 측면에서 재검토돼야 한다는 생각이다. 그 밖에 생산현장에서 축적된 개인의 기술이나 노하우에 대한 정당한 가치평가 등도 연구해볼 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