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4일 투신자살한 정몽헌 현대아산 이사회 의장의 빈소에 조문단을 보낼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일단 대부분 전문가들은 남북관계의 물꼬를 트고 남북경협의 주역을 담당해온정몽헌 회장 일가에 대한 북측의 각별한 애정으로 미뤄 볼때 조문단을 파견하고 애도를 표시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북한은 2001년 3월 정주영 명예회장 사망 당시 김정일 국방위원장 명의로 조전을 보낸데 이어 송호경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부위원장 등 4명으로 구성된조문단을 파견했었다. 당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화환을 갖고 서울에 온 북측 조문단은 "조문단 방문은 오직 김정일 장군이 애도의 뜻을 전할 목적으로 이뤄진 것"이라고 말했다. 김 국방위원장과 정회장의 첫 만남은 지난 98년10월 501마리의 소를 몰고 방북한 정 명예회장을 정회장이 수행하면서 이뤄졌다. 당시 김위원장은 정명예회장 부자와 나란히 서서 기념촬영, 국내외는 물론 전세계적으로 관심을 모았었다. 이어 김위원장은 2000년 6월13-15일 평양 남북정상회담때, 같은 달 29일 강원도원산에서, 각각 김대중 대통령과 부친을 수행해 방북한 정회장을 만났다. 김위원장은 두달뒤 2000년 8월31일 소 500마리를 몰고 방북한 정 회장을 처음개인적으로 면담, 개성공업지구 건설과 육로관광 실시에 합의했다. 당시 김위원장은정회장, 북한 고위간부들과 함께 현대아산에서 건설한 고성항부두, 호텔, 관광센터 등 금강산 개발현장을 시찰하기도했다. 이런 정회장과의 각별한 인연 때문인지 북한은 올초 대북송금 특검 수사가 시작되자 언론매체와 단체들을 동원, 특검수사를 반대하면서 정회장을 보호하려는 듯한 인상을 주었다. 고유환 동국대 교수는 "북한은 정 회장이 남북경협에 핵심적 역할을 했기 때문에 조문단도 보내고 애도를 표시하는 한편 그 책임을 대북송금 특검조사와 결부시켜남측 당국이나 야당측에 돌릴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김근식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도 "정 회장이 여러가지 어려움에도 경협에 노력해왔다는 점에서 북한도 인간적인 미안함을 갖고 있을 것이고 그래서 조문단을 파견하는 등 애도를 표시할 것" 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북측이 조문단을 파견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예상도 있다. 정회장의 자살이 대북송금, 비자금 조성 등을 둘러싼 각종 의혹이 풀리지 않은 상황에서 발생했다는 점에서 이러한 의혹들로 부터 자유롭지 않은 북한측으로서는 행동 반경이 클 수 없을 것이라는 것이다. 북한이 조문단 파견 등 과거 정 명예회장 수준의 애도를 표시할 경우 이같은 의혹들을 증폭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북한은 조전을 보내고 이를 언론을 통해 발표하는 수준에서 그칠 것이라는 분석이다. 한 전문가는 "정 회장의 사망 원인이 자연사나 병사가 아닌 자살인데다 각종 의혹과 연계돼 있다는 점에서 북한은 조문단을 파견하지 않은채 조전과 화환을 보내는것으로 그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최선영기자 chs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