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가'의 유일한 정치인인 정몽준(鄭夢準) 의원은 4일 측근으로부터 친형인 정몽헌(鄭夢憲) 현대아산 회장의 투신자살 소식을 접하고는 망연자실해 했다. 지난 2일 지역구 행사 참석을 위해 울산에 내려간 정 의원은 4일 오전 9시 항공편으로 급거 귀경, 부인 김영명(金寧明)씨, 큰형 정몽구(鄭夢九) 현대자동차 회장 등과 함께 서울아산병원에 차려진 빈소를 지켰다. 정 의원은 기자들의 잇단 질문에 침통한 표정만 지은 채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고(故) 정주영(鄭周永) 명예회장의 5남과 6남으로 어릴 때부터 우애가 남달랐다는 두 형제는 지난 6월14일, 작고한 넷째형 몽우(夢愚)씨 아들 문선씨의 결혼식에서 만난 게 마지막이었다고 한다. 결혼식에선 몽헌 회장이 전날 대북송금 사건으로 특검 조사를 받은 데 따른 피로와 심적 고통때문이었는지 정 의원을 비롯한 형제들과 간단한 눈인사만 했을 뿐 시종 서먹서먹한 모습을 보여 주위를 안쓰럽게 했다는 후문이다. 정 의원도 당시 미국 스탠퍼드대 연수를 끝내고 귀국한 뒤 정치적 진로를 놓고 부심하던 상황이었고, 결국 보름 후 `국민통합 21' 대표직를 사퇴했다. 정 의원은 유족 가운데 누구보다 형을 잃은 슬픔을 가누지 못하는 모습이다. (서울=연합뉴스) 김재현기자 jah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