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하원은 24일 칠레 및 싱가포르와의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비준안을 각각 가결했다. 하원에 이어 상원에서도 비준안이 통과되면 칠레는 남미에서 최초로, 싱가포르는 동아시아에서 최초로 미국과 FTA를 체결한 국가가 된다. 상원은 일반적으로 자유무역에 더 우호적이기 때문에 다음주 말 8월 휴가를 떠나기 전에 두 협정을 비준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관측된다. 칠레와 싱가포르는 미국이 상품과 서비스 교역에 대한 관세와 다른 무역장벽을 제거하는 자유무역협정을 체결한 5번째와 6번째 국가가 된다. 앞서 멕시코와 캐나다는 1993년 미국과 북미자유무역협정을 체결했고 이스라엘과 요르단도 각각 미국과 양자 협정을 맺었다. 미국의 대(對)칠레 교역량은 상대적으로 미미하다. 하지만 이번 협정을 계기로 중미 지역 국가들, 나아가 서반구 전체와의 시장개방 협상이 활기를 띠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칠레와의 협정에 따라 양국간 소비재 및 공산품 교역량의 85% 이상이 즉각 관세가 없어지고 나머지 대부분의 관세도 4년 내에 철폐된다. 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칠레와의 협정체결로 미국의 국내총생산이 연간 40억달러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또 싱가포르는 미국의 12번째 무역 상대국으로 양국간 교역량이 지난해 400억달러에 육박했다. 양국간 상품 무역은 이미 99%가 비관세로 이뤄지고 있기 때문에 이번 협정은 서비스와 투자에 대한 장벽을 제거하는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특히 지적재산권 침해와 위조제품에 대한 강력한 규제내용을 담고 있다. 이같은 저작권 침해 등으로 인해 미국의 영화와 음반, 출판 산업은 매년 수십억 달러의 손실을 보고 있다. 한편 칠레 및 싱가포르와의 FTA는 각국이 자국의 노동기준을 지키는 것만 요구하고 있다. 이에 따라 노동계는 2년 전 요르단과 체결했던 협정에서 훨씬 엄격한 국제노동 보호기준의 적용을 요구했던 것에 비해 이번 협정은 노동문제에 있어 후퇴한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워싱턴 AP=연합뉴스) bondong@yonhap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