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사망한 것으로 확인된 사담 후세인 전 이라크 대통령의 큰 아들 우다이와 작은 아들 쿠사이는 아버지의 후광을 입고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둘러왔다. ◇쿠사이 후세인(37) = 작은 아들이지만 형 우다이를 제치고 사담 후세인의 후계자로 지목된 황태자. 조용하고도 아버지 못지않은 잔인한 성격때문에 이라크인들이 '뱀'이라는 별명을 붙였다. 연합군이 작성한 55명의 전쟁범죄수배자 명단에서도 아버지 사담 후세인에 이어2순위로 올라있다. 작달막한 체구에 콧수염을 기른 그는 이번 전쟁 초기에 후세인의 고향 티크리트와 수도 바그다드 등 4개 요지의 수비를 맡았고, 사담 후세인 개인 경호병력과 수도바그다드를 지키는 8만 정예군인 공화국 수비대를 이끌었다. 또 악명높은 이라크 정보기관의 우두머리면서 잔인한 방식의 사형으로 악명높은수용소들을 지휘하고 있기도 하다. 전쟁전에도 이미 최고 정보회의나 군사회의때면 잘 재단된 정장을 입고 아버지의 바로 옆자리에 앉아 아버지의 말 한마디 한마디를 받아적는 모습이 TV 화면을 통해 여러번 방송돼 권력 2인자임이 확인됐다. 이라크에서 추방된 반체제 인사 한명은 사담 후세인의 행선지에 대해서는 쿠사이와 지난 6월 체포된 후세인의 비서 아비드 하미드 마흐무드 알-티크리티만 알고있었고 큰 아들 우다이는 배제돼왔다고 전하고 있다. 쿠사이는 지난 91년 걸프전 당시에는 별다른 역할을 하지 못했으나 전후 시아파봉기를 잠재우기 위한 잔혹한 고문과 대규모 숙청 등 국내 갈등 해결과정을 주도한것으로 알려져있다. 특히 90년대 시아파 들이 은신장소와 집단거주지로 삼던 남부지방의 대규모 늪지를 파괴하기 위해 강의 물길을 돌리는 대규모 공사에도 조력했다. 그때까지만해도 권력승계여부는 불투명했으나 지난 96년 형 우다이가 교통사고를 당한 후부터 급부상, 2000년에는 집권 바트당 군사조직까지 맡아 입지를 굳혔다. 지난 84년 티크리트 군사령관 마헤르 압델 라시드 장군의 딸과 결혼해 두딸을뒀으나 몇년뒤 별거한 것으로 전해졌다. ◇우다이 후세인(39)= 사담 후세인의 5남매중 첫째지만 권력순위에서는 차남 쿠사이에 밀린다. 이라크 주둔 연합군의 전범 수배자 명단에서도 사담 후세인, 쿠사이에 이은 3순위에 올라있다. 페다인 민병대의 대장으로 아버지 사담 후세인이 반대자들을 제거하고 철권통치를 지속하는데 일조했다. 이라크 국내 최대 일간지'바빌'과 주간지인 '알-자우라', `유스TV'를 소유하고 있으며 이라크올림픽조직위원회 위원장, 축구협회 회장 등도 맡고 있다. 그러나 살인.고문을 일삼고 경호원들을 시켜 길거리의 여성을 붙잡아온 뒤 성폭행하는가 하면 롤스로이스 20대를 포함해 100대가 넘는 고급승용차를 수집하는 잔인하고 방탕한 생활로 악명 높았다. 자신도 스스로의 악명에 만족하며 아랍어로 늑대를 가리키는 '아부 사르한'이라고 자칭했다고 한다. 그의 기행은 아버지 사담 후세인까지 등을 돌리게 만들었으며 특히 88년 사담후세인은 우다이가 자신이 아끼던 보디가드를 살해하자 스위스로 쫓아보내기도 했다. 그래도 사담 후세인의 강력한 후계자로 거론됐으나 지난 96년 바그다드 시내에서 빨간색 포르쉐 승용차를 몰고가다 총을 맞아 총알이 척추를 관통하는 사고를 당한 후에는 지팡이를 짚고 다니게 됐으며 그 후 동생 쿠사이의 뒷전으로 밀리는 모습이 확인됐다. 친척과 결혼했으나 95년 아내가 우다이가 폭행을 한다며 이혼했고 친척 한 명을 살해하는 등 가정생활도 원만하지 못했다. 미군이 바그다드를 점령하고 그의 자택을 점령했을 때 저택에는 사자와 치타들이 있는 개인 동물원이 있었고 지하주차장에는 고급승용차들이 즐비했으며 그의 이름을 새긴 쿠바산 시가, 100만달러짜리 와인, 술, 심지어 헤로인까지 발견됐다. (바그다드 AP=연합뉴스) chaehe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