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예 벤 커티스(미국)의 우승이라는 이변으로 막을내린 제132회 브리티시오픈골프 최종일 우승자를 가려낸 곳은 16번홀(파3)였다. 챔피언 커티스와 준우승자 토마스 비요른(덴마크), 비제이 싱(피지)와의 1타차는 사실상 이곳에서 비롯됐다. 11번홀까지 6타를 줄이는 맹타를 휘두르다 이후 4타를 잃은 커티스는 이곳에서 파세이브를 했지만 비요른과 싱은 16번홀에서 잃은 타수가 결국 커티스 추격에 제동을 걸었다. 비요른은 커티스에 2타 앞선 채 맞은 16번홀에서 5타만에 홀아웃, 순식간에 공동선두를 허용했고 끝내 이를 만회하지 못한 채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다. 티샷을 벙커에 집어넣은 뒤 벙커샷을 세번이나 해야 했던 비요른은 이에 앞서 1∼3라운드에서는 16번홀을 모두 파로 막아내 이날 더블보기는 더욱 뼈아팠다. 14번홀 버디로 커티스의 최종 스코어인 1언더파로 올라섰던 싱도 이곳에서 보기를 저지르며 다시 이븐파로 떨어졌고 남은 2개홀에서 1타를 만회하는데 실패, 1타차로 2위에 그쳤다. 3명의 운명을 가른 16번홀은 163야드에 불과해 프로 선수들이면 8,9번 아이언으로 가볍게 쳐 올릴 수 있는 곳. 그러나 바람이 변화무쌍한데다 그린 주변에 무려 8개의 항아리 벙커가 에워 싸고 있어 핀을 겨냥하기기 쉽지 않고 그린을 벗어나는 볼은 여지없이 벙커행이다. 이 때문에 이번 대회에서 16번홀 평균 타수는 3.27타에 이르러 18개홀 가운데 6번째로 어려운 홀로 꼽혔다. (서울=연합뉴스) 권 훈기자 kho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