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들이 보면 어떻게 할까? 걱정할게 없다. 사방을 둘러봐도 눈길을 주는 이들을 찾을수 없다. 늘씬한 야자나무숲, 에메랄드빛 바닷물이 간질대는 상아색 산호모래밭으로 꾸며진 둘만을 위한 공간에서의 피크닉 런치. 곤충의 눈이 부담스럽지 않고 새소리에 가슴 콩닥대지 않는다면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알몸이 부끄럽지 않을 터. 그 원시의 자유를 누리러 피지로 향한다. 피지는 적도 아래 남태평양 멜라네시아의 작은 섬나라. 지구상 마지막까지 남았던 식인풍습으로 대표되는 별난 문화가 이국의 정취를 더해주고, 그림 같은 리조트 아일랜드(1섬 1리조트)에서의 휴식과 신나는 해양레포츠가 새로운 맛을 돋워주는 '현실속의 환상세계' 격이다. 아놀드 슈왈츠제네거, 샤론 스톤, 피어스 브로스넌 등 내로라 하는 할리우드 스타들이 신혼여행을 다녀갔다는 사실도 으뜸여행지로서의 피지를 말해준다. 피지여행의 핵심은 리조트 아일랜드에서의 무한휴식. 난디 앞바다 마마누카제도의 보모섬과 마나섬이 잘 알려진 편이다. 수상비행기를 타고 들어가는 보모섬은 자연풍광이 최고의 매력. 딱 30쌍의 허니무너를 위한 리조트 공간배치가 돋보인다. 어느 부레(객실 방갈로)에서나 몇걸음만 가면 해변에 닿는다. 모터를 이용한 해양레포츠 프로그램도 없어 조용하게 그냥 쉬기 알맞다. 배로 10분 떨어진 초미니 무인도 보모라이라이로의 피크닉 런치 서비스가 자랑거리. 간단한 먹을거리와 함께 둘만을 떨궈 놓는 것. 무선연락을 하지 않으면 예정된 시간 전에 절대로 데리러 오지 않는다. 무엇을 하든 둘만의 비밀로 할 수 있다. 경비행기로 12분 거리에 있는 마나섬은 피지의 리조트 아일랜드를 대표한다. 마나섬은 낭만적인 전설이 전해져 '마법이 깃든 섬'으로도 불린다. 무동력 해양레포츠 무료서비스는 기본. 스노클링을 하다 지치면 반잠수정을 타고 산호와 열대어의 아름다움을 즐길 수도 있다. 근처의 몬드리키섬은 영화 '캐스트 어웨이'의 촬영장소로 입소문을 타고 있다. 더 품격 높은 휴식을 찾아 바투레레섬, 가메아섬, 와카야섬 등으로 향하는 이들도 있다. 와카야섬의 와카야클럽은 단 9쌍의 여행객만을 위해 존재하는 초호화 어른전용 리조트. 가메아 비치리조트는 그 아름다운 섬의 자연에 고갱이 자신도 모르게 붓을 들었다는 얘기가 전해진다. 피지 고유의 문화탐방도 빼놓을 수 없다. 그중 으뜸은 원주민마을 탐방.언제나 외지인을 환영하는 원주민마을의 추장을 만나고 그들의 전통을 음미한다. 추장은 방문객을 친구로 환영한다는 의미에서 전통음료인 양고나를 내놓으며 카바의식을 치른다. 리조트 마다 원주민마을 탐방프로그램을 운영한다. 부족간 전투모습을 재현한 춤과 함성이 힘찬 전통무용 메케도 좋은 구경거리중 하나. 난디의 인도사원인 스리 시바 수브라마니야사원, 세계적인 야생난 정원으로 이름높은 거인산록의 잠자는 거인의 정원도 빠지지 않는 관광코스다. ----------------------------------------------------------------- < 여행수첩 > 피지는 남태평양 서부 멜라네시아의 남동부에 위치한 섬나라다. 본섬인 비티레부섬을 포함, 3백30여개의 크고 작은 섬으로 이뤄져 있다. 수도는 비티레부섬의 수바. 면적은 한국의 경상 남ㆍ북도를 합한 정도이며 인구는 80만명. 피지인과 인도인이 각각 절반(기타 5%)을 차지하고 있다. 화폐단위는 피지달러. 1피지달러에 7백원 내외. 대한항공은 23일부터 매주 수ㆍ토 2회 피지(난디공항) 직항편 운항을 재개한다. 비행시간은 9시간30분이다. 피지전문여행사인 피지닥(02-884-4490, www.fijidaq.com)은 5박6일 일정의 피지 신혼여행상품을 판매한다. 샹그릴라 피지언리조트 1백59만원, 보모아일랜드리조트 1백99만원, 마나아일랜드리조트 1백69만원. 블루라군크루즈 2백59만원. 피지관광청 (02)3452-5093, www.bulafiji.or.kr 김재일 기자 kj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