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공사(1∼4호선)와 도시철도공사(5∼8호선) 등 서울지하철 2개 노조가 철도 관련 노조들의 파업 행렬에서 빠진 이유는 뭘까. 서울지하철공사의 경우 우선 임단협 시기가 오는 7월 이후여서 봄부터 시작된 지방지하철공사와 다르다. 주요 이슈에서도 차이가 난다. 현재 2인 승무 중이어서 '1인 승무제 폐지'를 내건 4개 지하철노조와 보조를 맞추기 힘들었다는 지적이다. 서울도시철도공사 노조의 경우 파업 찬반투표에서 찬성표가 전체 조합원의 49.4%에 그쳐 부결됐다. 서울시 관계자는 "5∼8호선 전동차는 첨단 설비를 갖춰 기관사는 작동여부 등만 체크하면 된다"며 "이런 상황에서 승무원 1명 추가라는 요구가 설득력이 없다는 점을 노조도 인식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서울지하철이 상대적으로 오랜 노동쟁의를 통해 쌓아온 경험도 파업불참에 한 몫 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서울지하철공사는 지난 70년 발족된 지하철건설본부에서 81년 분리되며 정식 설립됐다. 5호선 착공으로 지난 94년 설립된 도시철도공사도 10여년이 지났다. 10여차례 이상 임단협을 가지며 사측이 감내할 수 있는 요구조건이 어느 정도인지 조합원들도 잘 파악하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 1월 '1시간 연장운행'을 놓고 극력하게 대치하던 서울시, 공사, 노조 등이 합의점을 찾는 과정에서 쌓은 노하우와 극심한 경영난을 겪는 상황에서 무리한 요구가 어렵다는 인식 등도 파업 거부로 나타났다는 분석이다. 서울지하철 양 공사의 작년 말 부채는 5조7천5백억원으로 10일마다 지하철공채를 매각해 겨우 연명하고 있는 형편이다. 임상택 기자 lim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