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영자총협회 조남홍 부회장은 26일 정부의 노동정책에 대해 "한마디로 헷갈린다"며 정부 고위 책임자들의 정책혼선을 강하게 질타했다. 조 부회장은 "노동계는 원하는 것을 얻지 못할 경우 투쟁을 계속할 것"이라며 대화와 타협을 통한 파업 해결 가능성에 대해 어두운 전망을 내놨다. 다음은 조 부회장과의 일문일답. --기업들이 실제로 파업 때문에 해외 이전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나 ▲중국 진출 기업이 1만개가 넘는다. 기업들이 왜 나가겠나. 여건이 좋다면 그대로 있겠지. 그 기업들이 국내에 남아있다면 고용 효과가 얼마나 크겠나. 국내 기업들은 지금 부단히 여건이 좋은 해외시장을 조사하고 노크하고 준비하고 있다. 기업이 불법파업에 대처하는 데 무슨 방법이 있나. 고용 줄이고 투자조정하고 외국으로 나가는 수밖에 없지 않나. --외국기업의 투자기피에 대해 구체적인 정보가 있나 ▲이름만 말하면 금방 알 만한 외국의 유명기업 10개 정도가 우리나라에 투자하려고 모색하다가 피해갔다. 이 중에는 추가투자나 동북아 본부를 두려고 하다가포기한 경우도 있다. 이런 현상은 작년부터 시작됐는데 기업들은 우리나라 노사관계를 줄곧 지켜보다가 파업 조짐이 보이자 이같이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총파업 국면을 총체적 경제위기로 볼 수 있나 ▲기업들이 투자를 하지 않으려고 하는 게 바로 위기다. 일단 파업이 일어났다가 수습되면 다 끝난 것 같지만 기업은 후유증이 남아 정상복귀가 되지 않는다. --대통령이 대기업 노조의 부도덕성을 지적했는데 ▲노 대통령 개인에 대해서는 말하고 싶지 않다. 노동부장관의 발언과 생각이중요한 것 아니냐. 권장관의 노동정책에 대한 철학은 '노사갈등 해소를 위해 노력한다'는 것으로 갈등 해소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데 이는 소극적인 것이다. 대화와 타협이 중요하다고 하지만 법과 원칙이 무시되는 대화와 타협을 해야 하는가 의문이 든다. 또 대통령이 일일이 노사문제에 대해 평가하거나 언급하지 않고 가급적 노동부장관이 얘기해야 한다. 노사에 예민한 반응이 일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고건 총리 담화문은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나 ▲총리는 정치적 파업을 엄단한다는 방침인데 노동부 장관은 정치파업도 할 수 있다는 생각인 것으로 알고 있다. 한마디로 헷갈린다. 노동부장관은 파업대상의 확대 가능성을 주장해왔다. --결국 대통령과 총리, 노동부장관 등 정부 책임자들의 노동정책에 대한 생각들이 서로 일치하지 않는 등 정책혼선을 겪고 있다는 건가 ▲그런 모습이 보인다. --향후 총파업에 대한 경총의 대응책은 ▲기업들에 원칙대로 하라고 말할 것이다. 불법행위에 대해선 법에 호소하라는것이 지침의 핵심이다. 고소.고발이 남용되는 사례는 피해액에 비해 그다지 많지 않다고 본다. 조흥은행 파업협상 결과에서도 고소고발을 최소화한다는 대목은 대단히 잘못된 거다. 이는 불법을 조장하는 거다. --주5일제는 어떻게 되가나 ▲현재 국회 환경노동위원장 주관으로 한국노총, 민주노총, 경총 책임자들이 협의 중이지만 전망은 대단히 불투명하다. 서로 주장에 거리가 많아 합의도달에 시간이 걸릴 것 같다. (서울=연합뉴스) 권혁창 기자 faith@yonhap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