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러리스트인가 단지 10대 소녀에 불과한가" 바그다드 서쪽 100㎞에 있는 라마디시에서 샤하르 자밀이라는 13세 앳된 소녀의 테러 가담 여부를 두고 미군과 소녀 가족간에 벌어지고 있는 논란은 후세인 추종세력 소탕 과정에서 미군이 맞닥뜨리고 있는 혼란과 딜레마를 보여주고 있다. 미군 제3장갑기병연대 소속 노 해너스 중위에 따르면 지난 23일 라마디시 주변을 순찰하고 있던 도중 5-6발의 총성이 들린 뒤 붉은 옷을 입은 한 앳된 소녀를 총성이 울린 곳에서 발견했다. 미군은 담을 뛰어 넘어 도망친 그 소녀를 추적, 한 집을 수색한 끝에 총구가 뜨끈뜨끈한 AK47 소총과 빈 탄창을 발견했다. 미군은 또 이 소녀의 집에서 탄창 3개와 미화 1천500달러를 압수하고 3명의 남자도 체포했다. 그러나 샤하르 자밀은 AFP통신 기자에게 총성이 울릴 때 자신은 총을 쏘지 않은것은 물론 집밖을 나선 적도 없다면서 이번 사건에 대한 미군측 주장과 완전히 상반된 주장을 펼쳤다. 또 집에서 발견된 AK47 소총은 이라크 경찰이었던 삼촌의 것이었으며, 1천500달러는 조그만 운수회사를 경영하던 아버지의 사업자금이었고, 체포한 3명의 남자는 그녀의 사촌들이었다는 것. 그녀는 눈물을 글썽이면서 "집에는 아무도 없었고, 미군 수색대가 집으로 들어올 때 겁이 나서 총을 숨겼다"고 주장했다. 한편 라마디시에서는 이 소녀가 당시 미군에 의해 사살됐다는 소문이 떠돌고 있는 실정이다. (라마디 AFP=연합뉴스) j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