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이라크 남부에서 발생한 영국 헌병과 이라크 주민들간의 유혈충돌은 민간인 시위대에 대한 영국군의발포로 사망자가 발생하면서 촉발됐다고 한 현지 경찰이 25일 주장했다. 압바스 파델이라는 이 경찰관은 이날 영국군이 이라크 남부 마자르 알-카비르에서 민간인 시위대에 발포, 4명이 사망하자 격분한 주민들이 시위 현장인 시장 공관앞에서 영국군 2명을 살해했다고 말했다. 이어 주민들은 경찰서까지 추격, 2시간에 걸친 총격전 끝에 영국군 4명을 추가로 사살했다고 그는 전했다. 그는 당시 경찰서안에 있던 20여명의 이라크인 경찰은 교전이 시작되자 창문을 통해 경찰서를 빠져 나갔으며, 함께 도주하자는 이들의 요청을 영국군이 듣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행상을 하고 있는 압부 카라(30)도 이날 마자르 알-카비르에서 영국군의 주둔에 항의하는 시위도중 영국군의 발포로 민간인들이 사망했다고 말했다. 그는 영국군이 격분한 시위대의 공격을 받고 경찰서로 퇴각하자 시위대는 집에서 소총을 가지고 나와 경찰서를 공격, 영국군 전원을 사살했으며 이 과정에서 이라크인 2명도 사망했다고 설명했다. 이라크 주민들과 영국군간 교전의 흔적을 말해주듯 경찰서는 외벽 곳곳에 총탄자국이 나고 유리창이 파손되는가 하면 바닥이 핏자국으로 얼룩졌다. 이와 함께 영국군과 이라크 주민들이 이날 이라크 남부에서 또다른 치열한 교전을 벌여 8명의 영국군이 부상했으며 이중 3명은 상태가 심각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영국군 6명이 숨지고 8명이 부상한 이날 사건으로 상대적으로 안정을 되찾은 것으로 알려져 있던 이라크 남부지역의 재건 노력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미군에 대한 사담 후세인 잔당 세력의 공격은 종종 있었지만 지난달 1일 이라크전이 종료된 이후 영국군이 숨지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런 상황이 빚어지자 영국군 수뇌부에도 비상이 걸렸다. 제프리 훈 국방장관은 이번 사건이 벌어진 마자르 알-카비르 마을은 주민들이 기관총을 포함, 총기를 휴대하고 다니는 등 긴장이 높던 곳이었다면서 영국군을 추가로 파병할수 있다고 밝혔다. 훈 장관은 BBC 방송과 회견에서 " 내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영국군의 안전이며 이들의 안전을 보장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한 검토에 착수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현재 수천 여명의 병력을 증강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마자르 알-카비르.바그다드 AP.AFP=연합뉴스) lkw777@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