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대구.인천지하철노조가 조합원의 참여 저조등으로 파업에 사실상 실패함으로써 앞으로 남아있는 하투(夏鬪)가 새로운 국면을 맞을 전망이다. 대구지하철 노조는 지난 24일 오전 4시30분부터 월배 차량 기지에서 '파업 출정식'을 갖고 파업에 들어갔으나 전체 조합원 1천33명 가운데 35.8%인 370여명만이 이에 동참했다. 이같이 파업 동조율이 저조한 상황에서 시민 항의가 빗발쳤고 노조 집행부는 사측과 협상을 벌여 파업돌입 9시간만에 파업을 풀었다. 3개 지하철 노조 가운데 가장먼저 협상을 타결시킨 것이다. 부산지하철노조 지도부도 같은날 파업을 강행했지만 출정식에는 총조합원 2천573명중 17.5%인 450여명만이 참석했다. 이중 비번근무자 370여명을 빼면 순수하게 근무를 거부한 사람은 180명 밖에 되지 않았다. 특히 노조의 핵심인 승무지부 기관사 402명이 '임금인상 등 단위노조 고유의 투쟁보다 상급단체인 민주노총의 투쟁노선을 우선시하는 파업에 동조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혀 지도부를 '협상 테이블'로 내몰았다. 결국 노사는 25일 자정을 얼마남겨놓지 않은 상황에서 협상을 타결시켰다. 인천지하철노조도 이날중 사측과 협상을 마무리짓고 파업을 철회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날 오전 현재 파업 참여율이 49%에 불과하다. 이처럼 조합원의 파업 참여율이 저조하다 보니 당초 우려했던 교통대란은 일어나지 않았다. 특히 이번 하투에서 태풍의 핵으로 꼽히는 현대자동차 노조 집행부 또한 입지가상당히 좁아질 것으로 보인다. 왜냐하면 24일 실시한 쟁의행위 찬반투표에서 재적조합원 대비 54.8%의 찬성률밖에 얻어내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는 작년과 2001년의 72.4%와 70.3%와 비교하면극히 저조한 것이다. 이로 인해 현대차 노조는 다음달 2일 전면 파업에 들어가는 등 강경 투쟁을 벌이는데 신중을 기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노동부는 예측했다. 노동부 관계자는 "지하철노조의 파업과 현대차의 쟁의행위 찬반투표 결과를 보면 집행부가 임금인상 등 조합원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 없는 사안이 아닌 정책요구사항으로 파업을 강행한다면 조합원 지지를 받을 수 없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여하튼 이같은 분위기는 오는 28일 철도연대의 파업, 다음달 2일 현대차의 파업등 앞으로 남아있는 노동계의 '하투'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서울=연합뉴스) 전준상기자 chunj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