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건설은 분양에 앞서 철저한 '지역밀착형 사전 마케팅'으로 분양률 극대화를 이뤄내는 것으로 유명하다. 지난 4월 부산 엄궁택지지구 쌍용 스윗닷홈 6백7가구를 1백% 분양 완료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 엄궁동 일대가 주거지로서의 인지도가 낮아 분양이 힘들 것이란 우려와 달리 계약 기간 내에만 97%의 계약률을 기록하며 주변의 부러움을 한 몸에 받고 있다. 이 회사가 아파트 분양 등 주택 마케팅에서 선전하고 있는 데는 그럴 만한 이유가 있다. 우선 사전 마케팅 기법을 적극적으로 활용한다는 점이다. 분양 3∼6개월 전부터 실수요자 계층과 선호 평형을 주도면밀하게 파악하고 적정 분양가를 책정하기 위한 철저한 지역밀착형 마케팅을 펼쳤다. 이를 통해 고객의 니즈(needs)를 반영한 상품 개발에 주력했다는 점도 빼놓을 수 없는 대목이다. 건강에 대한 욕구가 늘어나자 단지 내에 암벽 등반 코스나 산림욕, 테마 조깅코스,옥외 피트니스 공간, 수영장 등을 선보였으며 지속적인 신평면 개발로 소비자의 다양한 욕구를 충족시키고 있다. 백양산 프로젝트에서는 부부 전용 발코니 공간을 설치하고 광주에서는 전통 툇마루 평면을 시공해 인기를 모으기도 했다. 이같은 마케팅 전략은 분양 광고 차별화로도 이어지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지난 1992년부터 쌍용이 짓는 아파트를 상징해 온 '아내같은 아파트' 시리즈다. 당시만 해도 아파트 분양광고에는 아파트 그림과 위치가 크게 부각되거나 인기 모델이 나와 '우리 아파트 좋아요' 하는 식의 광고가 주류를 이루고 있었다. 이같은 관행을 과감하게 깨뜨린 '아내 시리즈'는 건설업계 최초의 이미지광고로 지난 98년 전문 리서치 조사결과 선호도 상위 5대 아파트에 올랐고, 2000년 1월 선보인 '아내들이여, 선을 넘자'편은 한국광고연구원이 발행하는 잡지인 애드컴에서 심사한 1천4백여편의 신문광고중 단 1편에만 돌아가는 '베스트 오브 베스트' 광고로 선정되기도 했다. 주상복합 아파트 브랜드인 '경희궁의 아침'도 빼놓을 수 없는 이 회사의 자랑거리 중 하나다. 도심의 편리함과 명당 입지, 전통 고궁의 쾌적함과 여유로움을 강조한 이 브랜드는 이후 분양광고 시장에 한글 브랜드를 유행시킨 주인공이기도 하다. 쌍용건설 관계자는 "늘 따뜻한 마음과 미소로 반기는 아내의 이미지를 통해 가정(아파트)을 담아낸 것"이라며 "일률적인 조감도나 소비자를 현혹시키는 호화로운 문구 없이도 소비자들의 기억 속에 좋은 이미지로 오랫동안 남아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 강황식 기자 his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