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제적 관심사로 부각되고 있는 유전자 변형(GM) 식품 문제와 관련, 농산물보다 수산물의 위해성이 더 심각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25일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의 `유전자변형 수산식품의 위해성 논란과 대응방향' 보고서에 따르면 수산물은 특성상 GM식품 개발이 용이하지만 환경에 미치는위해성도 심각해 대책 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다. 최근 발간된 이 보고서는 어류의 알이 육상동물의 난자에 비해 크고 구하기도쉬운데다 유전자 조작이 간편하고 알의 수도 많기 때문에 식량 증산의 효과가 커 90년대 이후 미국을 중심으로 GM기술을 응용한 품종 개량이 꾸준히 시도되고 있다고밝혔다. 실제로 미국의 아쿠아바운티(AquaBounty)사는 지난해 3월 미 식품의약국(FDA)에GM수산물로서는 세계 최초로 대서양 연어의 상품화 승인을 요청해 놓은 상태이며,이르면 내년 안에 유통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보고서는 그러나 어류는 물속에서 서식하고 활동 범위가 넓어 관리가 어려우며생태계에 미치는 영향도 광범위해, 궁극적으로 환경과 인체에 미치는 악영향이 농산물보다 훨씬 심각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즉, GM기술에 의해 조작된 어류가 자연종과 짝짓기를 함으로써 고유한 유전자원을 오염시키고 진화과정을 파괴할 수 있으며, 특정 질병에 내성을 띤 유전자를 이식할 경우 신종 질병이 출현할 수도 있다는 설명이다. 보고서는 이어 우리나라의 경우 현재 해양수산부와 보건복지부가 GM수산물 관리업무를 분담하고 있으나, 양 부처 모두 전문인력과 예산이 부족해 효과적인 대처가사실상 어려운 상태라고 진단했다. 따라서 중장기적으로는 관련 기술개발 투자를 늘려야 하겠지만, 당장은 수입산GM수산물의 관리 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시급하며, 외국의 통상압력 가능성에 대해서도 미리 대비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개발원의 김봉태 연구원은 "평가 및 관리 기능이 갖춰지지 않은 상태에서 GM수산식품이 수입될 경우, 인체와 환경에 미치는 위해성에 무방비로 노출돼 적지 않은사회적, 경제적 비용을 치러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연합뉴스) 이승관기자 human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