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가 소강상태를 보이면서 그동안 주춤거리던 기업들이 다시 중국, 대만, 홍콩 등 중화권 공략에 나서고있다. 기업들은 최고경영자를 중심으로 잇따라 중국 출장길에 오르거나 사스 위험지역으로 분류됐던 지역에 대한 출장금지령을 해제하는 등 본격적인 공략에 시동을 걸고 있다. 가장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는 업종은 종합상사. 대우인터내셔널[47050] 이태용 사장은 중국내 투자법인인 목단강제지의 생산시설 확대 문제를 논의하고 추진 현황을 점검하기 위해 지난 17일부터 2박3일간 중국을 다녀왔다. 현대종합상사[11760]의 경우 국내사업부 패션팀이 이달초 홍콩을 방문, 브랜드관련 정보 수집과 시장조사 활동을 벌이면서 장기 체류 중이다. 또 철강사업본부의 판지 및 금속팀도 수출계약 및 하반기 선적물량 상담 등을위해 홍콩과 중국 광저우, 상하이를 최근 방문했고, 정보통신사업본부도 거래선인중국 가전업체에 다녀왔다. LG상사[01120]는 그동안 여행금지구역으로 묶여 있던 대만과 중국 등에 대한 출장금지를 해제하고 이 지역들에 대한 영업활동 강화 방안을 강구중이다. 삼성물산[00830]도 조만간 정우택 상사부문 사장이 참석한 가운데 오는 9월을 전후해 중국지역 전략회의를 열기로 하고 구체적인 시기를 조율하고 있다. 삼성전자[05930] 이상완 반도체 LCD 부문 사장은 7월초 중국을 방문, 쑤저우에서 TFT-LCD(초박막액정표시장치) 모듈공장 가동식에 참석할 예정이다. 삼성전자는중국내 LCD 공급 확대를 위해 공장 가동을 당초 일정보다 한달 가량 앞당겼다. 중국 옌타이시에 굴삭기 공장을 운영하고 있는 대우종합기계[42670]의 양재신사장은 내달 중 2-3일간 중국 옌타이 공장을 직접 방문, 사스 위협 속에서도 영업일선과 생산라인에서 고생한 직원들을 격려하고 하반기 생산 및 영업 계획을 점검할 예정이다. 양 사장은 사스가 한창 기승을 부리던 지난 4월 하순에도 옌타이시 공작기계 현지 생산판매법인 설립을 위한 투자조인식에 직접 참석하는 열의를 보이기도 했다. 한화는 사스 대책의 일환으로 최근 국내에서 열리는 해외지사장 회의 때 중국지역 지사장들을 참석시키지 않았으나 오는 7월초로 예정된 해외지사장 회의에는 중국 지사장들이 전원 참석한 가운데 사스 이후 중국공략 방안을 중점 논의할 방침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기업들은 사스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현지 출장을 자제하면서도 주재원과 인터넷 등을 최대한 활용해왔다"며 "앞으로는 사스와 같은 돌발사태가 언제든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을 염두에 둔 경영전략이 필요한 것 같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업계팀 kong@yonhap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