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마이크로소프트(MS)가 '세계 2위의 대기업' 자리를 제약회사 화이자에 넘겨줬다. 매출성장세 둔화로 올해 주가 상승률이 시장 평균수준을 크게 밑돌고 있기 때문이다. 뉴욕증시에 상장된 세계최대 제약업체 화이자의 시가총액은 이번주 2천846억달러로 올들어서만 18% 늘어 2천799억달러 안팎에 머무른 MS를 제치고 시가총액 랭킹2위로 올라섰다. 그러나 랭킹 1위인 제너럴 일렉트릭(GE)의 3천71억달러에는 둘다 크게 못미치고 있다. 화이자의 시가총액 급증은 최고경영자(CEO) 헨리 맥키넬의 매출 신장노력이 성과를 거둔데 힘입은 것이라는 평가다. 그는 신약 판매승인 획득 및 경쟁사 인수 등을 통해 제약업종 평균수준을 훨씬 웃도는 급속한 매출 신장세를 이룩했다. 반면 나스닥에 등록된 MS는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 500지수에 편입된 컴퓨터 업종 지수가 올들어 23%의 상승률을 보였는데도 겨우 0.9% 오르는데 그쳤다. S&P 500지수가 지난 3월11일 저점 이후 26%나 상승한데 비해 MS의 상승률은 14%에 머물렀다. 이 때문에 S&P 500지수에 편입된 83개 기술주 가운데 올해 `최악의 실적'인 6위를 차지했다. 이에 비해 올들어 인텔은 40%, 휴렛 패커드(HP)는 27%, 델 컴퓨터는 21%의 주가상승률을 각각 기록했다. `펜실베이니아 트러스트'의 리치 메리먼 사장은 "MS의 실적이 좋지 않다"며 "매출도 둔화된 상태"라고 지적했다. MS는 다음달 시작되는 다음 회계연도의 매출증가율이 현 회계연도의 13%를 크게 밑도는 3.4∼5.9%로 둔화될 것이라고 지난 4월 밝힌 바 있다. 창사후 지난 3월 첫 주주배당을 실시한 것과 CEO 스티브 발머가 12년만에 처음으로 자기 주식 14억4천만달러어치를 팔아치운 것 등이 MS의 매출증가율 둔화 요인으로 지적됐다. 그러나 화이자의 주가가 지금보다 1.7%만 떨어져도 시가총액 2위 자리를 다시 MS에 내줄 수도 있는 상황이다. 18일 화이자 주가는 36.05달러로 13센트 하락한 반면 MS는 11센트 오른 26.07달러를 기록했다. 화이자의 MS 추월은 경쟁사 파마시아 인수에 따른 약품 매출 성장에 주로 힘입은 것이라는 분석이다. 화이자 경영진은 17일 투자자 회의에서 내년 매출액이 540억달러를 기록할 것이라고 밝혔다. 2002년부터 2004년까지의 연평균 매출증가율이 10%를 상회한다는 설명이다. 한편 시가총액 세계 20대 기업 가운데는 화이자를 비롯해 존슨&존슨, 머크, 글락소스미스클라인 등 4개 제약사가 포함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뉴욕 블룸버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