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의 지주회사체제 출범 이후 해외에서도 긍정적인 평가를 잇달아 내놓고 있다. 지주회사체제 전환이 경영투명성을 확보해 궁극적으로 기업가치 상승에 기여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메릴린치증권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LG의 지주회사체제 전환이 한국식 기업지배구조 개선과 관련해 중요한 이정표를 남겼다"고 평가했다. 메릴린치 이원기 전무는 "LG가 한국 재벌 가운데 처음 도입한 지주회사체제는 공정하고 투명한 기업지배구조를 갖추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이는 소액주주 및 기업가치 극대화에 이상적인 모델"이라고 소개했다. 이 전무는 "종전 재벌 시스템에서는 이익을 내는 계열사가 자주 그룹 차원의 프로젝트에 동원돼왔지만 지주회사체제에서는 이같은 우려가 사라져 자회사는 본연의 핵심 사업에만 몰두할 수 있게 된다"고 분석했다. 그는 또 "한국식 재벌 시스템이 안고 있는 위험 중의 하나는 이른바 '연쇄투자(chain investing)'"라며 "지주회사 체제에서는 이같은 계열사들간 상호 의존관계가 없어져 각 계열사의 재무안정성과 독립성이 높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전무는 "지주회사체제는 투자자 입장에서도 유리하다"며 "지주회사체제는 자회사에 대한 지분으로부터 발생하는 배당을 주수입원으로 하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배당성향을 높이는 계기로 작용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최근 LG그룹주의 상승은 지주회사 출범에 따른 긍정적인 효과로 풀이된다"며 "앞으로도 LG그룹주는 기업지배구조 개선에 따른 기대감으로 상승 여력이 충분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전망했다. 메릴린치에 앞서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LG의 지주회사체제 전환이 한국 재벌 개혁의 성공적인 모델을 제시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FT는 애널리스트들의 반응을 곁들여 "56년 전 가족경영회사로 출발한 LG가 지배구조 개선을 위해 지주회사체제로 전환했다"며 "정부와 투자자들로부터 개혁 요구를 받고 있는 다른 재벌들도 이같은 지주회사체제를 도입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FT는 이어 "새로운 지주회사 시스템에서는 자회사간 순환출자는 더 이상 불가능하게 돼 흑자를 낸 계열사가 적자 계열사를 지원하는 한국 대기업들의 오랜 관행을 근절시킬 것"이라고 진단했다. 홍콩의 금융전문 월간지 'CFO 아시아'도 최근호에서 "LG의 지주회사체제는 한국 유일의 자발적 구조조정의 빛나는 사례"라고 평가했다. 정종태 기자 jtch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