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단체가 재정경제부를 금융감독위원회가 견제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나서 눈길을 끌고 있다. 권영준 경실련 정책협의회 의장(경희대 교수)은 14일 금융감독원 대회의실에서 비공개로 열린 금감위 초청 특강에서 "금감위와 금감원이 재경부의 독주를 견제하는 중요한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특강 참석자들이 전했다. 참석자들에 따르면 권 의장은 "재경원이라는 통합 공룡 부처가 탄생하면서 견제와 균형의 원리가 무너졌고 이는 IMF 외환 위기의 한 원인으로 작용했다"며 "이같은 불상사를 막기 위해서는 금감위와 금감원이 책임을 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외환 위기 이후 시장의 도덕적 해이에는 시장 규율을 담당하고 있는 금감위와 금감원에도 책임이 있다"며 "감독 기관이 피감독 기관의 포로가 된 듯한 인상을 주지 않기 위해 일벌백계의 원칙을 유지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권 의장은 "시장 규율을 확립하기 위해서는 금감위와 금감원이 내부 견제 시스템을 강화하고 외부 전문가 집단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며 "감독 기관이 국민으로부터 존경받는 조직이 돼야 재벌정책과 관치금융 문제가 해결된다"고 말했다. 지난달 외부 전문가와의 토론을 매달 정례화 하자는 이정재 금감위원장의 제의이후 처음으로 마련된 이날 특강에는 금감위 과장과 금감원 팀장 이상 간부 150명이 참석한 가운데 오전 10시부터 2시간 동안 차분하게 진행됐다고 참석자들이 전했다. 다음달에는 김상조 참여연대 경제개혁센터 소장(한성대 교수)이 특강 연사로 초청될 예정이다. (서울=연합뉴스) 이상원기자 leesa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