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태신 재정경제부 국제업무정책관(차관보)은 12일 "스크린쿼터(국산영화 의무상영일수)가 한ㆍ미 투자협정(BIT) 체결을 막고 있다"며 "국익을 위해 스크린쿼터를 양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권 차관보는 이날 '아시아 채권시장의 발전과 국내 금융기관의 역할'을 주제로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열린 '21세기 금융비전 포럼'에 참석, 이같이 강조했다. 권 차관보는 "미국과의 교역규모에 비하면 영화 수입규모가 미미한 수준이며 국산 영화의 국내시장 점유율이 40%를 넘는다"며 "CD DVD 등에 대해선 보호막이 없는데 유독 영화만 보호하려는 것은 일부 영화인을 위한 집단 이기주의적 정책"이라고 비판했다. 한편 스크린쿼터문화연대는 이날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재경부는 국민적 합의없는 한ㆍ미투자협정 추진을 중단하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회견문에서 "멕시코는 미국과 투자협정을 체결한 뒤 영화산업이 초토화됐다"며 "영화산업은 자본 규모와 상업적 능력에 따라 좌우되므로 한국 영화가 미국 할리우드 영화와 경쟁할 수 있다는 것은 환상"이라고 강조했다. 유재혁ㆍ조재길 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