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단은 이날 주요 채권금융기관 실무책임자 회의에서 이들 방안을 검토한 데 이어 이르면 금주 중 전체채권단 임시회의를 열어 확정안을 보고할 계획이다. 공식 의결을 위한 정식 채권단회의는 오는 17일께 개최할 예정이다. ◆채권단측 채무재조정방안 채권자들은 각자의 이해관계에 따라 세 가지 중 하나를 고를 수 있다. 우선 채권 전액을 캐시바이아웃으로 털어버리는 방안이 있다. 이 경우 채권자는 채권 원리금의 31.5%를 현금으로 상환받는 조건으로 SK글로벌에 대한 모든 권리를 포기해야 한다. 두번째 방안은 채권 전액을 채무재조정 대상에 넣는 것이다. 이를 선택하는 채권자는 채권 원리금의 47%를 출자전환해야 하며 나머지 53%는 일반채권으로 남겨 추후 원리금을 상환받게 된다. 마지막으로 채권의 30%를 캐시바이아웃하고 나머지 70% 중 31.5%는 출자전환하며 38.5%는 일반채권으로 남기는 '절충형'이 있다. 이 경우 캐시바이아웃 가격은 채권전액 바이아웃 가격(31.5%)보다 1.5%포인트 낮은 30.0%다. 채무재조정 후 남는 일반채권에 대한 이자율은 연 5%수준으로 제시됐다. 현재 SK글로벌의 원화대출 평균금리는 연 6%수준.외화대출 금리까지 합산할 경우 연 3%대로 분석된다. 얼핏보면 이자율을 올린 것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은행 내규상 연체가 발생한 기업의 외화대출은 즉시 원화대출로 전환해야 해 이를 시행할 경우 평균 이자율은 6% 이상으로 올라가게 돼 있다. 특히 원화대출 전환시엔 연체금리를 적용하는 게 일반적이라는 걸 감안하면 연5% 금리 적용은 실질적인 이자감면이라고 볼 수 있다. 채권 만기는 채무재조정의 목표연도(채권단 관리 종결연도)인 오는 2007년까지 일괄 연장하기로 했다. ◆출자전환과 자기자본 규모 자본잠식을 모두 해소하는 것은 물론 자기자본을 3천억∼4천억원 가량 남긴다는 게 채권단측 계획이다. 상장유지를 위해선 '자기자본이 납입자본금의 50% 이상이어야 한다'는 규정을 지켜야 해 출자전환 후에도 또 한 번의 감자가 불가피하다는 사정을 염두에 둔 포석이다. 작년 말 현재 SK글로벌의 자본잠식 규모는 4조3천8백74억원.따라서 모두 4조8천억원 가량의 자본확충이 필요하다. SK㈜에서 매출채권 8천5백억원을 출자전환하기로 한 만큼 채권단이 부담해야 할 몫은 3조9천억원 정도다. 캐시바이아웃과 출자전환,기존주식 감자,이자율 감면과 만기연장 등이 자본확충 방법으로 제시되고 있다. 캐시바이아웃은 할인 금액만큼 자본확충이 이뤄진다. 예를 들어 채권 1조원어치를 30% 가격에 바이아웃하면 할인액 7천억원이 SK글로벌의 이익으로 남아 그만큼 자본잠식이 해소되는 것이다. 출자전환은 자본금 확충이므로 1백% 자본이 늘어난다. 기존 주식 감자는 감자차익 형태로,이자율 감면과 만기연장은 현재가치할인차금 항목으로 자본확충으로 연결된다. 자본확충 방법이 이처럼 다양하고 채권자들이 이 중 어떤 쪽을 선호할지 현재로선 예측하기 힘들기 때문에 출자전환 규모를 예단하기 힘들다는 게 채권단측 설명이다. 다만 5조2천억원의 채권을 갖고 있는 국내 은행권이 한 곳도 빠짐없이 '채권전액 출자전환 방안'을 택하는 경우를 가정해보면 출자전환 규모는 최대 2조4천억원 정도다. 이 경우 나머지 자본확충 필요금액 1조5천억원은 해외 채권자 등 비협약채권자들의 캐시바이아웃,감자차익,현재가치 할인차금 등으로 해결해야 한다. 김인식 기자 sskis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