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企 초여름 돈가뭄 목탄다.. 은행, 불황 장기화 전망에 대출 기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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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은행들의 리스크관리도 필요하겠지요.하지만 '비 올 때 우산 돌려 달라는 식'으로 너나 없이 대출을 조이면 견뎌낼 기업이 있겠습니까"
한 중소기업인은 얼마전까지 멀쩡하게 거래해온 은행에 신규자금을 신청했다가 거절당했다며 "은행들의 영업행태가 야속하다"고 말했다.
신규대출을 거절당한 이 기업인의 경우는 그래도 나은 편이고 요즘은 만기연장도 잘 안된다는게 중소기업하는 사람들의 하소연이다.
이때문에 금융당국은 자금난 기업에 돈을 빌려 준 은행의 여신 담당 임직원들을 문책하지 않는 방식으로 기업대출을 적극 유도한다는 방침이지만 얼마나 효과를 거둘지는 불투명하다.
◆중소기업 대출시장 '꽁꽁'
국민 우리 하나 등 8개 시중은행 가운데 5월 중소기업 대출 증가액이 전달보다 늘어난 곳은 국민 신한 한미은행 등 세 곳뿐이다.
그나마 국민은행의 경우는 4월에 이미 대출에 급제동을 건 상태여서 큰 의미가 없다.
국민은행은 3월에 9천1백88억원이었던 중소기업대출 증가액을 4월에 2천2백11억원으로 줄였다.
5월중 중소기업대출 증가세가 가장 크게 둔화된 은행은 조흥은행으로 4월보다 무려 88.3%나 적었다.
또 하나은행은 56.4%,우리은행은 29.9%,제일은행은 26.5% 축소됐다.
은행이 '문턱'을 높이자 돈을 구하지 못한 중소기업들이 신용보증기금 기술신용보증기금 등 보증기관으로 몰리고 있다.
신보가 올 들어 지난 4월까지 중소기업에 공급한 보증액은 총 9조5천9백62억원으로,작년 같은 기간의 8조1천4백43억원보다 17.8%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월별 공급액이 1월 8천7백66억원,2월 1조8천8백64억원,3월 2조8천4백71억원,4월 3조9천8백61억원 등으로 매달 40% 이상 급증하는 추세다.
기보의 올 1∼4월중 보증액도 작년 같은 기간보다 15.5% 증가한 3조6천9백25억원에 달했다.
◆대기업·가계대출도 동반위축
은행들은 중소기업뿐만 아니라 대기업과 가계대출 정책도 보수적으로 선회했다.
국민은행의 5월말 대기업 대출 잔액은 6조6천2백48억원으로 4월말보다 3천2백82억원 줄었다.
SK글로벌의 주채권은행인 하나은행도 대기업대출을 4월 3천9백25억원 줄인 데 이어 5월에도 2천2백14억원 축소했다.
이 밖에 △신한은행 2천6백26억원 △조흥은행 9백66억원 △제일은행 9백53억원 등을 줄였다.
◆금융당국,대책마련 착수
금융감독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기업대출 시장이 급격히 위축됨에 따라 금융회사의 기업금융 기능을 높이기 위한 실무단을 구성,시중 자금이 기업부문으로 원활히 흐르도록 유도하기로 했다.
금융당국은 은행의 대출담당 임직원들이 느끼는 손해배상소송 부담이 기업대출 위축에 한 몫을 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이에 따라 기업 대출이 부실해지더라도 고의나 중대한 과실이 없으면 해당 임직원에게 법적 책임을 묻지 않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또 기업대출 평균 잔액의 0.3%를 신용보증기금이나 기술신용보증기금 등에 출연하도록 의무화한 현행 조항을 재검토해 중소기업 대출 재원을 늘리도록 유도할 방침이다.
이밖에 기업대출 비중이 높은 은행에 대한 간접적인 지원 방안으로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 규제를 완화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
금감위 관계자는 "관계 부처와 협의를 거쳐 단계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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