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글로벌 처리가 한국경제의 최대 현안으로 부상한 가운데 모나코의 작은 투자펀드사인 소버린 자산운용이 한국의 오랜 재벌 관행을깰 수 있을지에 대한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고 아시안 월 스트리트 저널(AWSJ)이 4일보도했다. 저널은 SK글로벌 사태 이후 SK그룹 계열사 주가의 급락을 틈타 ㈜SK의 주가를 매집한 소버린의 배후에는 챈들러 형제가 있으며 이들은 과거 러시아에서도 기업지배구조와 관련한 투쟁(?)을 벌인적인 있다고 소개했다. 실제로 지난 90년대 러시아의 에너지기업에 대한 투자에 나선 리처드 챈들러와크리스토퍼 챈들러 형제는 당시 현지 경영진에 대해 압력을 행사해 최고경영자들을물러나게까지 한 경력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문은 이들 형제가 러시아에 이어 한국에서도 ㈜SK에 대해 부실 계열사들에 대한 지원 중단 압력을 넣으며 이른바 재벌로 불리는 족벌경영 관행과의 일전에 나섰다고 전했다. 그러나 지난 50년대부터 한국의 대표적인 기업 중 하나로 군림해온 SK그룹이 이같은 소버린의 방침에 정면으로 대응하면서 사태가 확산되고 있으며 급기야는 서구방식의 기업지배구조를 요구하는 투자자들과 이들 주주들의 간섭에 익숙지 않은 기업경영자들과의 갈등관계로 비화되고 있다고 신문은 진단했다. 또 한국정부가 지난 90년대말 외환위기 이후 소액주주들의 권익 보장과 재벌의부당 내부거래 규제 등에 나서며 기업문화를 바꾸려 하고 있으나 소버린은 이에 대해 충분치 않다는 입장이라고 전했다. 즉, 소버린으로서는 여전히 한국에서는 기업들이 기업경영과 관련된 사안을 그룹을 지배하고 있는 가족이나 정부 관료들에게만 보고하고 있어 일반 주주나 외국인들이 할 수 있는 일이 거의 없다는 지적이다. 이밖에 소버린은 최근 한국 검찰이 산하 크레스트증권에 대해 외국인 투자와 관련한 국내법을 위반했다는 혐의로 조사를 벌이면서 한국의 정부당국과도 갈등을 빚고 있다고 저널은 설명했다. 그러나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가 SK글로벌에 대한 지원에 부정적인 입장을 표시하며 ㈜SK의 신용등급을 하향조정하자 소버린은 이에 힘을 얻어 주식매각 등 강경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따라서 향후 한국의 기업지배구조를 바꾸려는 소버린의이같은 노력이 어떤 결과를 낳을지 주목되고 있다고 저널은 덧붙였다. (서울=연합뉴스) 이승관기자 human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