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금이 증시로 몰려 주가를 밀어올리는 `유동성장세'가 실현될 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시장에서는 정부의 경기부양 의지와 외국인 매수세, 금융주 상승 등을 들어 유동성 장세에 대한 기대감을 잔뜩 부풀리고 있다. 증시 전문가들도 유동성 장세에 대한 시장의 기대감을 일정부분 인정하고 있다. ◆유동성 장세 부분적 성숙 국내 증시 안팎에 유동성 장세 진입을 의미하는 여건들이 성숙해지고 있다. 먼저 시중 금리(3년만기 국고채 수익률 기준)는 지난 3월중순 SK글로벌 분식파문으로 5.2%대로 올랐으나 지속적인 하락세를 보이며 사상 최저수준인 4.10%까지 떨어졌다. 아울러 올 1분기 성장률이 3.7%로 내려앉고 한국은행에서 연간 성장률이 4%대를밑돌 것으로 우려할 정도로 경기부진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529개 상장기업의 1분기 매출액은 117조100억원으로 작년 동기대비 5.48% 감소했다. 이들 기업의 영업이익은 15.47%, 순이익은 35.47% 감소하는 부진을 보였다. 600선을 밑돌던 주가는 최근 외국인들이 4일 연속 적극적인 매수로 6천700억원을 순매수하며 650선에 근접하고 있다. 이런 지표들이 유동성 장세에 들어서는 조짐으로 설명되고 있다. 하지만 지난 4월중순 11조원에 달했던 고객예탁금이 최근 상승세에도 불구하고10조원을 밑돌고 있다. 또한 투신권에서의 순수 주식형 펀드 수탁고는 한달 이상 11조원대를 유지하고있고 주식 혼합형 펀드도 15조원대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등 증시로의 뚜렷한 자금 유입을 감지할 수 없는 상황이다. ◆유동성 장세 기대감 증대 지표상 증시 주변 자금의 흐름은 유동성 장세로 규정하기에 다소 미흡하지만 전문가들도 유동성 장세에 대한 기대감을 감추지 않고 있다. 또한 유동성 장세에 있어 자금 유입이 반드시 주가 상승보다 선행하지 않을 수도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하나경제연구소 조용현 수석연구원은 "지난 4월부터 금리는 하락하고 기업실적은 나쁜 가운데 주가가 오르는 유동성 장세(금융장세)의 전형적인 특징이 나타나고있다"며 "주가가 오르면서 자금이 유입되는 양상이 전개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정부의 경기부양책이 이같은 장세를 촉발했으며 잠잠하던 금융주 상승과거래량 증가가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교보증권 김정표 투자전략팀장도 "경기 회복세가 완만하게 나타나고 외국인 매수세에 의한 모멘텀이 주어지면서 이미 유동성 장세로 들어섰다"며 "단기 조정이 있을 수는 있지만 주가의 상승기조가 상당기간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외국인들의 국내 증시를 보는 부정적인 시각이 변화되고 있고 이달 중 유럽과 중앙은행(ECB)과 미국 공개시장위원회(FOMC)의 금리 인하를 계기로 달러화 약세가 강세로 돌아서며 증시의 세계적인 동반 상승도 가능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아울러 유동성 장세 진입 시점에 대한 신중론로 제기됐다. LG투자증권 황창중 투자전략팀장은 "외국인의 공격적인 매수와 주식 연계상품매수 등이 이어지고 있어 유동성 장세 가능성을 높여주고 있다"며 "세계적인 금리인하 정책으로 과잉 유동성에 대한 기대감도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하지만 "부동산 자금이나 증시 주변자금의 뚜렷한 증시 유입은 나타나지않고 있다"며 "경기가 바닥을 찍고 회복세로 돌아서고 기업실적도 회복될 것이라는시장의 컨센서스가 이뤄져야 본격적인 유동성 장세가 실현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울=연합뉴스) 한승호기자 hs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