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Buy) 코리아인가, 일시적 현상인가.' 국내 증시에서 4개월만에 순매수로 전환한 외국인의 매매패턴을 놓고 전문가들의 분석이 엇갈리고 있다. 한국 증시의 '디스카운트'(할인) 요인이 완화되면서 외국인의 순매수 기조가 이어져 주가를 한단계 끌어올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미국 증시의 상승이 한국 증시에서 외국인의 매수 심리를 자극한 것일뿐 국내외 경제지표는 여전히 좋지 못하기 때문에 매수세가 주춤할 것이라는 의견도 강하다. ◆외국인 4개월만에 순매수 외국인은 이라크 전쟁, 북한 핵문제 등으로 대내외 여건이 악화된 지난 2월부터국내 증시에서 `팔자'에 나섰다. 거래소시장에서 외국인의 순매도 규모는 2월 6천466억원, 3월 7천168억원, 4월7천554억원으로 커져 `셀(Sell) 코리아'에 대한 우려가 나오기도 했다. 그러나 5월에는 6천880억원의 순매수를 기록하며 이런 우려를 잠재웠다. 외국인이 순매수로 돌아선 것은 미국 증시의 상승으로 투자심리가 살아났고 북핵 문제와 카드채 문제 등 한국 증시의 고유 리스크가 완화된 것이 가장 큰 이유로 꼽히고 있다. 특히, 미 나스닥시장이 IT(정보기술)주를 중심으로 급등한 것이 국내 증시에 IT주에 대한 외국인의 매수를 불러일으키면서 주가 상승을 이끌었다. 외국인은 거래소시장에서 5월에 삼성전자 한 종목만 3천596억원 순매수해 전체순매수 금액의 절반을 넘게 차지했다. ◆외국인 순매수 지속할까 교보증권 박석현 연구원은 "악재들이 하나둘씩 해소되는 과정에서 나타난 외국인의 매매패턴 전환은 향후 수개월간 외국인의 순매수 기조가 지속될 수 있다는 것을 뜻한다"고 말했다. 현대증권 김웅진 연구원은 "2001년 이후 주가 상승기의 초기국면에는 항상 외국인의 월간 기준 순매수가 수반됐다"며 "5월 외국인 순매수 전환은 추가상승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2001년 이후 종합주가지수가 100포인트 이상 상승한 경우는 2001년 4월과 10월,2002년 10월 등 세차례로, 모두 상승초기에 외국인이 월간 기준 순매수를 보였다는 것이다. 반면 굿모닝신한증권 김학균 연구원은 "외국인 순매수의 원인은 미 나스닥시장을 중심으로 한 IT 모멘텀"이라며 "나스닥지수가 탄력적인 상승세를 이어가지 못할 경우 우리 증시에 미치는 효과가 반감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지나친 기대감보다는 외국인 매수세의 지속성 여부에 대한 검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화증권 이종우 리서치센터장은 "외국인의 매수세가 지속될지는 미 시장의 상황에 달려있다"며 "미국은 이라크 전쟁이 끝나면 경기지표가 좋아질 것으로 기대했는데 대부분 지표가 나쁜 것으로 나타나고 있어 외국인 매수세가 정체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대우증권 황준현 연구원은 ▲미 경기지표가 2분기까지는 부진할 것으로 예상되고 ▲통상 미 주식형 뮤추얼펀드의 순유입규모가 6월에는 줄어드는데다 ▲S&P지수의월 평균 상승률은 휴가시즌인 7월부터 마이너스로 떨어졌기 때문에 외국인의 매매동향을 성급히 예단하지 말 것을 조언했다. 또 국내적으로도 4월 산업생산 증가율이 1.8%에 그치고 경상수지가 5개월 연속적자를 기록하는 등 실물경기가 좋지 않은 것도 감안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서울=연합뉴스) 김문성 기자 kms1234@yna.co.kr